2014년 7월 31일 목요일

7월말

* 7월(중)말 일기 정리




  7월15일(화). 참여연대 20주년 축사. 참여연대가 20주년을 맞아 후원회원 몇명에게 축사를 받는다하여 통의동으로 이전한 참여연대에 처음 가본 날. 이날 처음 인사를 나눈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나를 인터뷰한 신미지 간사. 
  


7월19일(토). 매주 한번 공사현장에 간다. 

  

7월21일(월). <씨네21> 기자들 밥미팅. 심은하+이주현 기자. 만나면 영화 얘길 나누는데 이 날은 <명량> 시사회를 보고 온 직후여서 내가 이 영화를 왜 황당하다고 생각하는지에 관해 대화했다. 담에 보면 그냥 연애 얘기 하나에 집중하자는데에 전원 만장일치.  



 7월22일(화). 상수역 인근에 젊은층이 많이 찾는 카페라며 일행이 나를 데려간 '무대륙' . 에일ale 맥주도 있어서 맘에 들지만 가격대비로 도수가 약하다. 취하자고 마시는 술인데 마셔도 마셔도 안 취해. 


7월24일(목). 밤새 비내리는 집앞을 찍은 사진 + 이날 오후 날이 갰는데 서울대 도서관을 가려고 오랜만에 셔틀버스에 올라탔다가 발견한 '명예교수석' 표시가 붙은 앞좌석. 그 자리엔 학생이 앉아있었다. 대체 명예교수가 뭔 셔틀버스를 탄다고 이딴 걸 붙여?



7월26일(토). 내가 사는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에 있는 좀 특이한 집. 운영 시간을 중간을 비워두고 오전과 저녁대로 구분한 것도 그렇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도 그렇고 메뉴도 그렇고, 도무지 이런 동네에선 보기 힘든 컨셉트다. 간헐적 단식으로 아침/점심 식사를 거르지만 않았다면 가끔 들르고 싶은 식당.  

 7월28일(월). 개인전 때문에 대구에서 상일시적으로 경한 류은지씨를 만나 낙원동의 맛집이라는 마산아구찜에 데려갔다. 류은지씨가 자기 작업에 대한 내 생각이 궁금하다 하여 내 생각을 들려줬다. 류은지씨에 따르면 나랑 처음 만나 간 밥집도 아구찜집이었다고 함.  



+ 추가

ps. 7월8일(화) 영화 <랄프 스테드먼 스토리> 유병서씨와 함께 진행한 GV(관객과의 대화) 사진이 트위터에 돌아다니는 걸 발견했다. 늦었지만 추가 포스팅. 

7.30

7월30일이 재보궐 선거일이라는 사실을 전날 친구가 말해줘서 문득 깨달았다.  

내 지역구가 아닌 탓에 관심을 기울 필요도 없었거니와, 투표율이 낮기로 유명한 재보궐 선거라면 여당에게 우세할 게 분명하니, 기대감을 일찌감치 저버려서다. 2012년말부터 특정 정치 집단에 대한 실망보다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를 향한 절망에 가까운 실망감이 깊어져 시사 문제에 거리를 두며 산다. 세월호 참사도 사고 다음날 알았다. 이젠 무심한 거리두기가 친숙하게 내면화 됐다. 

낮잠 자다 저녁에 깨보니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나경원이 올려져 있네. 클릭하지 않았다. 선거구 중 제일 큰 관심이 쏟아진 동작을에 나경원 후보가 당선 되었나 보다.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매회 지는 싸움을 하고도 다시 원점으로 복귀하는 성실한 오뚜기들이 부럽고 대견해 보일 때도 많지만, 지목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의 몰지각 때문에 계속 지는 싸움을 지켜보며 분노하고 싶지 않다.

이명박 같은 속물 저질을 경험하고도 일말의 주저 없이 박근혜 같은 왕정주의자를 21세기에 왕좌에 앉힌 유권자라면 충분히 나경원을 선출할 수 있잖은가. 자연스런 귀결 아닌가. 



ps. 밀양 송전탑에 반대 농성하는 노인들 중 어느 80대 노인 인터뷰에서 아래 같은 답변도 나오더라. 진보적 시민단체들이 저런 자들까지 돕느라 시간과 재정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즈그아버지 즈그어메 억울하게죽었다꼬, 시집도 못갔다고, 불쌍타고 (대선 때) 우린 다찍어줬거든."​ - 전문보기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0728 특강(동화빌딩) 0729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인터뷰(연강홀 로비) 김영나(두산갤러리)

* 7월말을 정리한 급짧은 미술일지. 



0728(월)
한국지방세연구원 지방소득세 집합교육-특강 (17시. 여의도 동화빌딩 6층-한국경제TV강의실)

0729(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인터뷰 (17시. 두산아트센터 로비)
김영나 '선택표본' (2014.0716~0823 두산갤러리)



특강(동화빌딩)
공무원 대상으로 총 5회 미술강연이 드디어 끝난 날. 비자발적인 수강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인 만큼 매주 이곳으로 가는 내 발걸음은 퍽 무거웠다. 마지막 강연을 마친 이 날, 무거운 짐을 덜어버린 홀가분한 심정으로 5주간 연수 현장에 나와있던 지방세연구원 진행요원 오유정씨와 기념 촬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인터뷰(연강홀 로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청소년 진로 상담을 위해 미술평론가라는 직업군에 대한 인터뷰를 원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직업군 인터뷰의 목적은 이렇단다. =>   "커리어패스는 직업능력개발원과 교육과학기술부가 같이 진행하는 진로사업의 일환으로, 각 직업군에 계신 실무자분들을 인터뷰하여 직업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와, 어떻게 그 직업을 갖게 되셨는지의 커리어패스를 담은 사례집입니다. 커리어패스를 통해 세상에 다양한 분야와 직업군이 있고, 또 그를 이루기 위한 방법도 경로도 다양하다는 것을 청소년들에게 이야기 해주자는 것이 취지.....2014년도 역시 문화콘텐츠, 관광, 스포츠, 미술 등 18개 분야를 진행 중. 사례집은 책자로 인쇄되어 진로진학 선생님들 및 청소년들이 참고할 수 있는 교육자료로 학교에 배포." 

김영나 개인전도 볼 겸 16시40분 두산 갤러리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안녕, 헤이즐>의 시사회가 너무 늦게 시작하는 통에 내가 두산갤러리 앞에 당도한 시간은 17시. 직업능력개발원 관계자가 나올 줄 알았는데 미대 재학생 이은진이 커리어패스 요원으로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질문자가 전공자인 덕에 질의응답이 쉽게 풀렸다. 이 학생은 10년 전 내가 출강했던 동덕여대 큐레이터 학과 4년 재학생이란다.  




김영나(두산갤러리) 


 김영나 개인전 <선택표본>은 2013년 제4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작가의 전시다. 디자이너의 갤러리 개인전을 미술평론가가 접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 전시 관련기사를 찾아봤더니 보도자료를 고스란히 받아쓴 기사 뿐이다. 문화부 기자들이 이렇게 방만해서야.
출품작에 쓰인 기성품 재료나, 줄무늬 땡땡이 마름모꼴처럼 익히 주변에서 봐온 전면적all-over 패턴들을 이용해서 조형 가능한 최소주의 미감을 밀어붙인 점만 보면, 유사한 패턴으로 공공미술의 영역으로 밀어붙인 다니엘 뷔렝이 떠오르기 쉽다. 이런 조형적 유사성 외에도 다니엘 뷔렝처럼 김영나의 작업은 시각디자인과 순수 (공공)예술 사이의 구분을 교란시키는 무질서한 도발처럼 보인다. 실용 장식과 흔히 묶이는 디자인의 일반적 복무 너머로의 이탈 같아서다. 그래서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은 충분히 의자로도 책꽂이로도 엽서로도 제 역할을 하되 자족적인 지위를 고집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은우의 개인전도 그랬지만, 설치 작업에 디자인 문법을 고스란히 도입한 작업을 전시장에서 곧잘 만나게 된다. 일순 독해에 혼선을 빚을 법한 이런 작업은 당분간 계속 주목받을 것 같다. 

0729 숫호구 / 안녕, 헤이즐

7월29일(화) 11시. 아트나인 <숫호구 Super Virgin>(2012) 시사회.

별점: 보류 



B급 감성에 호소하는 영화 포스터에 낚여 기대감을 품고 시사회를 찾았으나, 기대치를 채워주진 못했다. 
2012년 제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후지필름이터나상을 받은 <숫호구>는 어쩌면 지각 상륙한 C급 무비 같기도 하다. 뭔가 전에 없는 에너지가 터져나올 것 같던 상영 초반부의 실험은 시간이 흐르자 금세 시시하게 느껴진다. 이 영화가 화제가 되는 건 영화의 자체 완성도보다는, 영화 제작과 연출자의 이력에 얽힌 호사가 일단 작용하는 것 같다. 

초저여산 제작, 연출자 개인 경험의 시나리오화, 인천이라는 거주지를 중심으로 연출자의 가족과 지인으로 구성된 배우들. 이같이 연출과 관련된 호사는 충분한 화제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목받을 요건도 된다고 본다.  그렇지만 '국내에 지각 상류한 C급 무비' 같다는 인상을 받은 건,  대중음악으로 비유하면 1990년대 중반 출현한 황신혜 밴드와 유사한 밴드를 2010년대에 다시 만나는 느낌이랄까. 당연히 신선도가 유지되기 어렵다. 기왕 C급 정서로 갔다면 훨씬 황당무게하게 무너지거나 극단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가야 호소력을 지닐텐데 일정 수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영화가 후반부로 지속될 수록 관람이 지루해진다.  <숫호구>는 영화를 만든이들의 아는 친구들이 모여 본다면 관람 내내 웃을 수 있지만, 프로들의 필드에 내놓기엔 다듬어야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B급이건 C급이건 결과적으로 지인들끼리 보자고 영화를 만들진 않을 것이다. 연출자의 연고지인 인천과 지인 네트워크는 데뷔 초반에는 차별점으로 부각될지 몰라도 시간이 갈수록 굴레가 될 것이다.  

또 분명히 해두고 싶은 건 B급/C급 문화를 지향한들 영화의 기본기(대사/연기/배우의 캐릭터/시나리오)로부터 완성작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데 <숫호구>의 대사와 연기는 대체로 진부하거나 시종 신파조로 흘러 관람의 피로도를 높이고, 선명하게 기억될 캐릭터도 감독이자 주연배우인 백승기 말곤 떠올리기 어렵다. 시나리오도 B급무비로는 어울리지 않게 차분한 굴레에서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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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8일(월) 14시. 왕십리CGV <안녕, 헤이즐 The Fault in Our Stars>(2014) 시사회.

별점: 
  



다른 영화 시사회 상영 전에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치아교정기를 한 여성과 젊은남성의 사랑 얘기인줄 알았는데, 영화를 보니 여자가 귀에서 코언저리에 얹은 호스는 '호흡기'였고 여성도 남성도 모두 말기에 해당하는 암환자였다. 결과적으로 건강에 결정적인 결함이 있는 두 남녀가 사랑에 이르는 이야기인 셈이지만, 또 그렇게 간략하게 요약하기엔 밀도가 높은 편이다. 여주인공 헤이즐이 남주인공 어거스터스와 암환자 모임에서 만나지만,  '결말이 지연된' 어떤 소설책을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빌려주면서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생긴다는 설정이 이야기 전개의 단서가 된다. 그 소설책의 저자는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는데 우여곡절 끝에 두 남녀가 암스테르담까지 찾아가 저자와 독자의 만남이 이뤄지지만 큰 실망을 서로 하게 된다. 하지만 암스테르담 방문의 성과는 소설가의 만남을 대신하여 '안네의 일기'의 저자인 살던 집(기념관)을 찾아가 더 큰 결실을 얻는다. (왜 인지는 영화를 보시길) 

생존이 위태로운 헤이즐(혹은 어거스터스)이 현실 도피처로 정한 장소가  '결말이 지연된' 허구적 스토리의 소설가가 사는 암스테르담이라는 설정도 의미 있었다.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이들에게 위안이 되는 곳은 현실보다 허구적 시공간이라는 의미 같기도 했고, 또는 현실적 절망감을 맛본 사람에게 허구적 예술이 도피처일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히기도 했다.  

담배를 필 수 없는 암환자가 불 붙이지 않은 담배를 멋으로 입술로 물고 있는 어거스터스의 '상징적 의사 흡연 행위'은 위기를 극복할 때 누구나 선택할 만한 자기위안책 같기도 했다. 
  


* 오전에 본 <숫호구>나 <안녕, 헤이즐>이나 어떤 점에서 성관계 경험이 전혀 없는 초심자의 첫경험에 관해 다룬다. 결과적으로 남자가 여자를 꼬시려는 상황이 여럿 나오는데, 두 영화 모두에서 남주인공이 여자에게 "우리 당장 영화나 보러 갈래?"라고 작업을 걸더라. 영화라는 매체가 전 장르에서 가장 선전하는 이유가 이런 사정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 스웨덴 힙합을 함께 듣자며 음악을 튼 소설가에게 헤이즐이 "우리는 스웨덴어를 모른다고요!"고 따지자, 소설가가 해주는 답변이 맘에 든다. 내가 평소 품고 있는 외국어 음악 감상에 관한 포인트이기도 함.  "힙합은 가사의 느낌을 캐치하면서 듣는 게 포인트야."  

*** 얼마전 관람한 <해적>이나 <해무> 같은 대중영화에 내가 공감을 못할 때는 비평적 안목의 편차 때문이라고 믿는 편인데, 이런 영화에서 10대 후반 남녀가 주고받는 감정 표현에 내가 쉽게 감정이입을 못할 때는 세대 편차(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2014년 7월 29일 화요일

2분전

지방세에 관한 교육 연수를 받는 전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총 5회 미술 강연을 드디어 마쳤다. 
아는 분의 청탁 때문에 수락한 연속 강연이지만, 일단 대상이 자발적인 수강자들이 아닐 뿐더러 전공 교육 사이에 교양 강좌 형식으로 삽입된 강연 프로그램이어서, 강사 입장에서도 솔직히 이 강연은 불편했다. 강연장 가기가 싫긴 이번이 처음이다.

강연 일시가 매주 월요일 오후 5시였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3회 때 나는 4시 57분에 강연장에 도착했고, 4회 때는 5시 정각에 도착해서 행사 진행자가 내게 전화를 하려던 참이었다. 강연 마지막 날인 5회(어제)때는 4시 59분에 도착했다. 

비단 이 강연의 타임 스케줄에 한정짓지 않더라도 무수한 다른 일정에서 내가 시간 관리하는 방식은 '2분전' 도착에 가깝다.
정해진 시간에 빠듯하게 도착해서, 정시에 착수할 때가 강박적으로 많다.   
촘촘하게 시간을 사용하는 건 장점이지만, 마음이 급하고 이동 중에 늦지 않을까 조바심이 생기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2014년 7월 28일 월요일

0728 해무 ★★☆

7월28일(월) 14시. 왕십리CGV <해무> (2014) 시사회.

별점: ★☆ 




근래 관람한 3편의 해양 어드벤처물은 모두 실패. <해무>? 예상을 뛰어넘는 실망작. 
나는 기대되는 배우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연출자 탓이 가장 크다고 보는데, <해무>도 그렇다. 문성근, 김윤석, 이희준을 그저 넋을 잃은 미치광이로 역할을 한정시키고 말았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가장 빛나는 건 <환상 속의 그대>에서도 맘에 들었던 여배우 한예리 정도.

<괴물>에서 미군의 독극물 유출이라는 시의적 사건을 영화적 소재로 가공한 봉준호(이 영화의 제작자)와 심성보(이 영화의 감독)의 작품이라고 해서 기대를 했지만, 기대 밖의 범작이다. 처음에 1998년 여수를 배경으로 한국에 외환위기가 오고 조선족이 밀항하는 사태를 배경으로 잡은 것까지 시의적이었다. 그러나 손쉬운 갈등의 전개와 그런 갈등 제거를 위해 손쉬운 해법으로 영화의 내러티브를 푸는 등 영화의 긴장감은 극도로 낮다.  

국내 기대작이어선지 왕십리 CGV의 몇개의 관에서 시사회가 열렸는데 8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기에 잠시 들렸지만 나는 다음 일정이 있어서 사진 촬영만 하고 자리를 떴다. 



* 배우들의 미숙한 전라도 사투리도 영 거슬린다. 한예리의 연기가 상대적으로 빛났던 것도 그녀의 능숙한 조선족 사투리 구사 때문이다.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명량 - 수지 - 대중 취향

이순신의 해전을 다룬 영화 <명량>(엮인글)을 별점 2개도 아까울 만큼 형편 없다고 생각한 나는, 주변의 아는 영화 기자와 주간지 기자에게서 영화가 괜찮았다는 소감을 전해 들었다. 어제 오후 어떤 팟캐스트에 출연한 어떤 기자도 영화에 쏟아진 비평가의 호평을 인용하며 격찬을 토하더라. 이런 경우마다 난처해진다. 나랑 평가 잣대가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이게 단지 취향의 문제로 수렴되면 끝인지. 

어제낮 신촌 물총 축제에 걸그룹 미스에이의 수지가 등장해서 큰 화제를 모은 모양이다. 어제 낮부터 하루가 지닌 오늘 새벽까지 수지가 검색순위 1위에 올려졌다. 대기업 광고부터 관공서 광고까지 홍보 모델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는 수지의 흡인력을 나는 평소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수지의 어떤 면이 무수한 다른 걸그룹 멤버들을 제칠 만큼 차별적인지.  

영화 <명량>을 향한 기자들의 선호나 아이돌 수지를 향한 초대형 광고주의 선호와 대중의 지지를 나는 공감도 이해도 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 이런 경우마다 난처해진다. 이게 단지 취향의 문제로 수렴되면 끝인지.
 


DeKuyper Lapsang Souchong Tea

우연히 수중에 DeKuyper의 Lapsang Souchong Tea라는 liqueur가 수중에 들어왔다.
나는 언제나 마음이 복잡했지만, 근래 더 복잡해져서 수중에 들어온 이 liqueur를 마시려고 레시피를 트위터에 올렸는데 답이 없네. 그래서 보드카와 소주를 마시는 중. 이 복잡한 이름의 술의 레시피 아는 분은 덧글 부탁. 

2014년 7월 26일 토요일

최승호PD 인터뷰

* 배송 받는 시사주간지들을 예전만큼 탐독하지 않는데, 주말에 쌓여있는 주간지들을 뒤적이다 <시사인> 이번 주(358호)에 '뉴스타파' 진행자 겸 PD인 최승호PD 인터뷰를 발견했다. 금주 주간지여서 아직 온라인에 올려지지 않은 기사다. 인터뷰 일부 인용. 



Q.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고 들었다. 
A. 집에서 사무실까지 40분 걸린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달리면 기분도 상쾌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Q. PD로서 올해 29년차를 맞았다. 어떻게 PD가 되었나?
A. 대학을 법대 행정학과로 갔는데 고시 공부는 관심 없었고 연극반에서 살았다. 난 연극반에서 가장 촉망받는 배우였다(웃음). 

Q. 50대 중반인데 현장 취재 다니기가 불편하지는 않나? 
A. 한국 언론인들의 가장 큰 문제가 조로라고 생각한다. 나이 들어 책상 하나 차지하고 앉아서 후배들이 기사 써오면 빨간 줄 쭉쭉 긋고 권력자들하고 점심이나 먹으면서 청탁이나 받고... 저널리스트로서 쉰 살 이상 된 사람이 현장에 나가면 마치 무슨 부적응자거나 무능한 사람인 것처럼 치부되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 미국 탐사보도협회(IRE)에서 공부할 때 보니 예순 살 넘은 노기자도 많더라. AP통신의 노기자가 와서 컴퓨터 활용 보도 같은 새로운 탐사보도 기법을 어린 친구들과 함께 배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회사에서 돈을 대준 것도 아니고 자기 돈으로 휴가 내서 왔다더라. 


2014년 7월 25일 금요일

0714 특강(동화빌딩) 아마도 애뉴얼날레 목하진행중(아마도) 0715 윤진섭(쿤스트독) 염성순(담) 0717 이베르(갤러리41) 김구림(아라리오서울) Insanepark(아라리오 서울) 강수현&최민영(작업공간민) 0721앱솔루트파티(서울시립) 0723미술관의 탄생(서울관) 류은지(인스턴트 루프)

* 7월중순 전시일지. 많이 다니긴 했어도 대부분은 전시를 겸한 '파티'가 많았음.



0714(월)
한국지방세연구원 지방소득세 집합교육-특강 (17시. 여의도 동화빌딩 6층-한국경제TV강의실)
아마도 애뉴얼날레 목하진행중 (2014.0623~0807 아마도예술공간)

0715(화)
윤진섭 'Two man show' (2014.0704~0717 쿤스트독)
염성순 '털-심층의 표면에서 생긴일' (2014.0709~0722 갤러리 담)

0717(목)
이베르 'Freeze-out of sight' (2014.0620~0719 갤러리41)
김구림 '진한 장미(2014.0717~0824 아라리오 서울)
Insane Park 'Director's cut(2014.0717~0824 아라리오 서울)
강수현&최민영 '이사갈 뻔해서 하는 전시(2014.0717~0727 작업공간 민 + 카페413프로젝트)

0721(월)
한국지방세연구원 지방소득세 집합교육-특강 (17시. 여의도 동화빌딩 6층-한국경제TV강의실)
앱솔루트​, '시티캔버스 프로젝트 - 트랜스폼 투데이(Transform Today)' (20시. 서울시립미술관)

0723(수)
미술관의 탄생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기록전 (2013.1113~2014.0727 서울관)
류은지 'Your Ghost​ '(2014.0723~0730 인스턴트 루프) 




 특강(동화빌딩)



아마도 애뉴얼날레 목하진행중(아마도)

이런 미술 행위를 어떻게 해독해야 하는지에 관해 뒷풀이 자리에서 해답없는 대화를 나누며 술을 마시며 끝난 전시회. 어쩌면 뒷풀이 회합을 마련하려는 전위적 전시였는 지도. 


윤진섭(쿤스트독) 이 개인전이 중년 남성의 ​욕망좌절에서 비롯된 전시였다면.....





염성순(담)






이 개인전은 중년 여성의 ​욕망좌절에서 비롯된 전시였다...




이베르(갤러리41) 

'아스코' 도전자 이베르의 개인전이라고 해서 찾아갔다. 참조를 뛰어넘을 때가 된 거 같다. 루이스 캐롤이 촬영한 '앨리스 리델'을 차용한 회화를 보며 느낀 생각. 


Insanepark(아라리오 서울) 




김구림(아라리오서울) 이 개인전은 노년 남성의 ​욕망좌절에서 비롯된 전시.....
원로 작가 김구림의 2000년 이후 개인전들을 볼때마다 드는 생각 => 리비도 과잉, 혹은 "나이가 얼마건 결국 문제는..." 



강수현&최민영(작업공간민) 




이날 일과는 좀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자전거를 몰고 집(신림동)에서 소격동 아라리오까지 이동 → 원두를 사러 경복궁역으로 이동 →  다시 2009년 제자의 오픈 스튜디오를 참관하러 신림동까지 이동. → ​이동 중 폭우 → ​폭우를 뒤짚어쓴 채 오픈 스튜디오 당도. 



특강(동화빌딩)



앱솔루트파티(서울시립) 원없이 보드카를 마신 저녁 









미술관의 탄생(서울관) 




<미술관의 탄생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기록전>은 새로운 미술관의 건립과정을 기록한 전시지만 전시 자체의 규모는 작게 가져갔다. 흔히 산더미 같은 사료를 유리관 안에 넣어서 방대한 기록물로 승부를 걸기 마련인 다큐멘터리 전시의 관행을 따르지 않아 그 점이 맘에 든다. 기록전인 걸 감안할 때 역시 두드러진 작업은 철거 및 건립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한 백승우와 노순택이다. 배승우는 각기 다른 사이즈의 사진틀 속에 공사 현장을 담아내고 있었는데, 사선구도의 컬러 사진이 많았고, 진열된 무수한 사진들이 어떤 고리로 연결 된 건지, 혹은 공사현장을 무작위로 나열한 건지는 잘 파악되지 않았다. 노순택은 무기체로부터 드라마를 잡아내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내장 시리즈’는 무기체의 사진 설치에 관람의 질서와 원칙을 삽입한 것 같았다. 건설현장의 파편들을 보여줌으로써, 선명한 메시지를 지양하고 모호한 전략을 취해서, 오히려 해석의 지평을 열어둔 것 같았다. 건립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한 ‘공간채색’은 DK미디어라는 곳에서 맡았는데, 15분 분량에 미술관 건립을 바라보는 3개의 다른 각도를 보여주었지만, 따분한 감이 있는 밋밋한 기록물이다.
전시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다큐멘터리의 시작이 2009년 무렵부터인데, 기무사 철수 이전의 현장 분위기를 전하는 기록물이 없어서 연속성이 떨어져보였다. 또 비록 양아치 작가의 설치물이 있지만 전시의 주력 매체를 사진과 영상에 집중한 점도 조금 아쉽다. 기록의 성격을 감안한 매체 안배일 테지만, 드로잉의 달인들을 다큐멘터리에 투입해서 객관적인 기록과는 다른 차원의 접근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또 사진과 영상 기록물들이 증축 과정이나 건물의 풍경에만 집중 되어, 기록물 속에 현장의 사람을 담겨있지 않아서 그 점도 조금 아쉬웠다.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평가서에 내가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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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 서울관이 토요일과 수요일에는 입장료가 무료인가 보다. 



류은지(인스턴트 루프)





류은지 개인전. 이런 얼터너티브 스페이스가 늘고 있다. "대관 전시를 하느니 차라리 작업 공간에서 개인전을 열고 아는 사람들 초대해라." =>  내가 수년 전부터 주장한 내용.  작품 얘기는 작가와 나중에 단둘이 만나서 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