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31일 수요일

2014년 요약정리

2014년 개인사의 10대 추억 + 영화 베스트 10 + 기억 남는 전시 10 


10대 추억


기고문 대부분을 공개하는 전례에 비추어, 연재 사실을 비공개에 부치고 기고한 보기 드문 연재물이 끝났다.  <월간미술>에 2012년 3월부터 2년간 연재된 '9809레슨'이 올해 3월호로 연재가 종료됨.  2백자 원고지 80~100매(A4용지 8~10매) 분량의 장문으로 이 연재물을 토대로 총 8회 외부 강연을 시도한 것도 올해 1월이다. 내 원래 방침은 미대생과 미술인을 위한 교과서와 연속 강연을 만드는 것이었고, 강연의 경우 비수도권에서 하길 원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함.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여전한 문화적 비대칭.  


2. XX

XXX XX XXXX XX XXX 



전무후무한 거주 체험. 두 말이 필요 없는.  



인연과 관계의 보람에 비중을 두지 않고 살아온 셈인데, 전에 맛보지 못한 인연의 보람을 느낀 계기였다. 또 누군가를 가르치는 소질도 재확인한 시간. 기대에 없던 소수의 작가를 발견한 것도 큰 의미. 매스미디어 환경의 정중앙을 짧게 체험한 것 역시. 



4월1일 자정에 글을 올렸는데, 덧글이 쉴 틈없이 달렸고, 다음날 아침에는 언론사에서 확인 전화가 걸려왔고, 집에서도 확인 문자를 보내왔다. 예상 못한 결과에 놀랐다. 한달 뒤 남성잡지 GQ가 내 장난글을 오인해서 오보를 내기도 했다. 
예상 못한 결과 만큼이나 예상 못한 교훈을 얻게 된 소동이다. 어떤 노하우에 눈을 뜬 계기. 


6. 간헐적 단식 1

성과는 굵게 셋. 하루 세 끼니라는 관성의 실종. 원초적 욕구의 포기 가능성. 적응도의 가변성. 


7. XXX 

XXX XX XXXX XX XXX 



살짝 삐끗한 줄 알았던 허리가 부동자세 신세로 몰아갔다. 홀로 일어서기도 걷기도 그 외의 운신도 어려운 3일 여를 보냈다. 
무력감 자포자기 절망감을 맛보는 데에 고작 3일이면 충분했다. 



후각과 미각을 상실한 생애 첫 경험이라 스트레스와 실의가 실로 컸다. 불행한 건 현재진행형이라는 거. 
불완전해진 미각은 사는 재미와 의미를 반감시켰다.   
부비동에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술은 금물이지만, 더딘 회복 때문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음주 계속 중. 부비동염에 걸려서 깨달은 사실은 내가 기다림과 인내에 인색한 사람이라는 것. 증상이 호전 될지 알 길이 없어서, 불안 초조 체념 무념무상이 뒤섞인 상태.



10여년 만에 복귀. 살던 집으로 돌아와 미사용 상태로 10년 간 방치된 소지품들을 재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돈된 소지품들은 내 성장기를 증언하는 기록물처럼 보였다. 쌓아둔 LP판과 오래된 잡지들은 내 애착 연대기를 일목요연하게 드러냈다.   
익숙한 과거로 복귀 했음에도 적응 중이다. 10년 간 한창 때의 활동을 관악-동작 지역에서 보냈기 때문인 듯.   



영화 베스트 10 

작년부터 전시 만큼 열심히 챙겨본 시사회이니 만큼, 영화 베스트 10도 뽑았다. 순위에 오른 영화들은 모두 시사회로 봤다. 순서는 순위가 아니라 관람 시기에 따른 나열. 

1217 내일을 위한 시간 ★★★★★ 
1110 액트 오브 킬링 ★★★★☆ 
0618 님포매니악 볼륨★★★★☆ 
0514 그녀 ★★★★☆ 
0402 은밀한 가족 ★★★★☆
0324 필로미나의 기적 ★★★★★
0304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 
0227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0206 로보캅 ★★★★ 
0113 뮤지엄 아워스 ★★★★☆

cf. 베스트 10의 후보를 고르는 과정에서 아깝게 순위에서 밀린 3편. 
1230 아메리칸 셰프 ★★★★☆ 
0206 행복한 사전 ★★★★ 
0116 인사이드 르윈 ★★★★ 


선정된 영화 10편에 대한 촌평은 게시물로 올린 상태라서 생략하고 총평만 적는다. 내 영화 취향의 지형도가 10/13편에 고스란히 담겼다. =>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구성 / 최소로 최대의 효과를 보는 미니멀리즘 / 내러티브의 정직성 / 과감하고 획기적인 기획 / 리얼리티의 충실도 / 형식 실험 / 충격적인 반전' 등에서 돋보인 영화가 뽑혔다.  
잦은 시사회 기회 때문에 차츰 평점에도 인색해지는 추섿. 그래서 ★ 5개 최고 영화는 존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점수를 매기려 한다. 너무 인색한 ★점을 주진 말자고 다짐함.   
★점 평가는 선정적이고 공정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러나 좋은 점이 더 많다. 그럼에도 후일 별점 매긴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다시 보니,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별점에 편차가 분명 있었음을 알게 되더라.  



기억 남는 전시 10

베스트 전시이기 보다, 곱씹어 볼 점이 있다고 기억된 전시를 뽑았다. 순서는 순위가 아니라 관람 시기에 따른 나열. 

1128 응답하라 작가들(오뉴월)
1106 유근택(OCI)
1028 민병헌(미메시스)
1017 단색화(국제)
1016 김준명(오뉴월)
1012 최정화(문화역서울)
0921 다음 문장을 읽으시오(일민)
0913 봄로야(얼터에고)
0614 은밀하게 위대하게(서울시립)
0412 로라 랭캐스터(Wooson)


총평만. 리스트에 올린 10편의 전시 중에는 좋은 전시도 있고, 문제적 전시도 있고, 곱씹어 생각 할 기회를 준 전시도 있다. 리스트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소마미술관과 아르코에서 열린 과거회상형 기획전이나 일민의 '다음 문장을 읽으시오' 같은 전시를 떠올리면서 복고풍 기획물에 조건반사적으로 끌리기 쉽다는 걸 알았다. 한편 여전히 내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새로운 작가군도 많다는 걸 알았다. 따라잡기 어려운 새롭고 다변화된 경향이 진도를 나가고 있다. 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의미 같기도 했다. 올해는 국내 비엔날레형 지방자치 문화 행사가 무려 4편 이상 열렸지만 한편도 뽑지 않았다. 비엔날레를 인습적인 초대형 전시로 인식해서 인가봄. 제도권 미술계를 향한 비판적인 기획물에는 완성도야 어떻건, 후한 점수를 주는 관성이 내게 있다.  





12월19일. 광주 신세계에서 특강을 해주고 상경해서 집에 가는 버스를 탔는데 눈이 내려서 찍은 사진.

2014 블로그 송년회



 
2014년 블로그 송년모임은 공지(엮인글)처럼, 12월29일(월) '두리반'에서 18시부터 22시30분까지 있었다. 남은 사람들 중 다수는 2차로 자리를 옮겨 새벽까지 있었다고 하는데, 나와 참석자 일부는 1차를 마치고 바로 귀가했다. 이날 과음을 해서 귀가한 경로가 자세히 기억나질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집까지 어떻게 올라 갔는지 통 기억 나질 않다가, 동네에서 우연히 작가 서동욱을 만나 그가 나를 집까지 태워줬다는 걸 나중에 기억해냈다. 

송년회를 2회 가질 경우 유력한 식당으로 지목된 신대방삼거리역 모자원 장어구이집은 내년초 신년모임 장소로 잠정 결정.

1215 심사(테미) 홍장오(아마도예술) 1216 회의(장욱진미술관) 문화공감(kbs) 1217 작가실격(aA) 워크샵(블루라이트홀) 1218 모바일홈 프로젝트(송원) 에르메스미술상(에르메스) 1219 홍경택(페리지) 강의(광주신세계) 1220 점방(코너아트) 1222 심사(테미) 1223 팔로우미(북서울) 1224 조민석(플라토) 1229 김유림(가나)

1215(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기 입주예술가 1차 심사 (14시. 테미) 
홍장오 '코즈믹 스페이스' (2014.1215~2015.0111 아마도 예술공간) 
 
1216(화)
작품가격평가심의회 (10시. 장욱진미술관)
문화공감 녹음 (18시. KBS)

1217(수) 
작가실격 (2014.1217~1230 aA디자인뮤지엄)
East meets west (19시30분 블루라이트홀)

1218(목) 
모바일홈 프로젝트 (2014.1121~1219 송원아트센터)  
에르메스 미술상 (2014.1219~1215.0215 아틀리에 에르메스)  
 
1219(금) 
홍경택 '그린 그린 그래스Green Green Grass' (2014.1205~2015.0131 페리지갤러리)  
강의 (16시30분. 광주신세계 9층 아카데미 다목적홀)  

1220(토) 
금민정 Relative Breathing (2014.1211~1226 갤러리세줄)
그만의 방: 한국과 중동의 남성성 (2014.1218~2015.0125 아트선재센터)
점방 (2014.1220~1227 코너아트스페이스)  

1222(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기 입주예술가 2차 심사 (13시. 테미) 

1223(화) 
난지 8기 리뷰전 '팔로우미(2014.1218~2015.0118 북서울미술관)
2014 서울포커스 '광고는 메시지' (2014.1218~2015.0208 북서울미술관)   

1224(수) 
조민석 개인전  매스스터디스 건축하기 전/후 (2014.1120~2015.0201 플라토)  
 
1229(월) 
편집위원회 회의 (10시30분 세종문화회관 사무동 4층)  
김유림 Blue hole (2014.1224~1230 가나아트스페이스)  

1230(화) 
Affinity 90 (2014.1230~1215.0120 갤러리조선)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기 입주예술가 1차 심사 (14시. 테미) 






홍장오 '코즈믹 스페이스' (2014.1215~2015.0111 아마도 예술공간) 

테미 입주작가 심사를 마치고 늦은 저녁 상경해서 개막한 전시장엘 갔다. 



작품가격평가심의회 (10시. 장욱진미술관)













장욱진 미술관을 처음으로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날. 구파발역에서 장욱진미술관까지 이동하는 버스가 1시간에 1대 꼴로 운행한다.  이때까지 나는 장욱진 미술관을 자전거로 편도 이동 했었다. 



문화공감 녹음 (18시. KBS)






작가실격 (2014.1217~1230 aA디자인뮤지엄)








East meets west (19시30분 블루라이트홀)










모바일홈 프로젝트 (2014.1121~1219 송원아트센터)  



이 전시는 전 세계에서 관찰되는 정주하지 않는 삶에 대해 두루 관조할 수 있는 전시였다유목()이 인문학적 화두로 인기를 끌어서인 탓도 있겠고공간을 고정시켜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공간을 가로지르거나 움직이는 공간적 삶이 강요되는 삶의 환경모바일 기기의 발명으로 훨씬 이동이 편해진 현실 등이이런 주제의 전시를 만든 배경인 것 같다.
그렇지만 총 5개의 주제(경계 위의 삶움직이는 집표류하는 땅신체에서 공간으로최소한의 공간이동하는 노동)로 세분화 시킨 전시의 주제(모바일 홈)는 결국 같은 이야기에 대한 동어반복 같기도 하다그리고 전시장에 붙어있는 출품작품에 대한 해설의 일부는 난해한 부분도 있었다.  -- 내가 제출한 현장 평가  


에르메스 미술상 (2014.1219~1215.0215 아틀리에 에르메스)  







한 4년여 전부터 에르메스 미술상 전시를 보며 든 생각인데, '한국에 미술상이 과도하게 많다는 인상'이 이번 전시를 통해 확신으로 굳었다. 



홍경택 '그린 그린 그래스Green Green Grass' (2014.1205~2015.0131 페리지갤러리)  


전시 보기 앞서 어느 케이블 방송이랑 홍경택에 관한 짧은 인터뷰를 촬영했다. 나는 홍경택과 질의응답을 하는 줄 알고 갔는데, PD의 질문에 내가 답하는 거였다. 방송작가/피디는 현대미술에 관한 막연한 추측으로 질문을 작성한다.  



강의 (16시30분. 광주신세계 9층 아카데미 다목적홀)  





금민정 Relative Breathing (2014.1211~1226 갤러리세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린화면(스크린)이 지배하는 사회상에 대한 미디어 작가의 해석으로 보였다특히 3층 전시는 가상현실의 문제를 미디어(스크린)과 실제 오브제의 설치를 나란히 병치시켜서 바라본 것 같았다스크린과 실제 오브제의 절묘한 안배를 통해서 임의적인 원근감과 입체감을 표현한 작업이 많았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서 진행되었다는 2층 전시를 통해미디어 아트가 스토리텔링의 확장을 위해 다원예술과의 결합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현실을 느낀다.  -- 내가 제출한 현장 평가  



그만의 방: 한국과 중동의 남성성 (2014.1218~2015.0125 아트선재센터)



미술사에서 남성은 재현 주체였다또 화면 속에서도 남성은 주인공으로 재현되었다나약한 남성이 재현된 예가 없진 않지만,그 수는 적었다. <그만의 방한국과 중동의 남성성>은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개개의 남성이 규정된 남성성을 강요받는 현실을 다룬 점에서취약한 남성의 모습을 재현하는 전시일 것이다나약한 남성성이 미술에서 다뤄질 수 있는 조건은 현대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전시제목처럼 한국과 중동 지역은 남성우월주의 문화가 극단적으로 발달된 지역이다이런 비정상성이 현대사회에서 괴상한 문화로 재발견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그리고 이런 지역의 비정상적인 남성문화는 시각예술이 재현하기에 매력적인 주제이기도 하다고정된 남성 성역할에 반하는 사회현상들이 현대에 와서 줄곧 수면 위로 올라왔는데나약한 남성성에 대한 고백이성이 아니라 동성을 사랑하는 남성 문화 등이 그렇다. <그만의 방한국과 중동의 남성성>은 수면 아래 숨어있던 남성 문화의 이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만들어진 기획전일 것이다. -- 내가 제출한 현장 평가  



점방 (2014.1220~1227 코너아트스페이스)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기 입주예술가 2차 심사 (13시. 테미) 







난지 8기 리뷰전 '팔로우미(2014.1218~2015.0118 북서울미술관)  











미술관 전시 축하 공연에 헤비메탈 밴드가 초대 될 수 있다니. 헤비메탈 밴드가 여전히 존재하다니. 여러모로 놀란 날. 



2014 서울포커스 '광고는 메시지' (2014.1218~2015.0208 북서울미술관)   



재치있는 공익광고 dumb ways to die를 본 전시. 



편집위원회 회의 (10시30분 세종문화회관 사무동 4층)  



김유림 Blue hole (2014.1224~1230 가나아트스페이스)  





유럽여행의 기록, 액자 끼운 그림, 소품. 내가 현장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미술 전시. 
 


Affinity 90 (2014.1230~1215.0120 갤러리조선)  






아마도 올해 내가 마지막 관람한 전시가 될 전망. 영화 <아메리칸 셰프> 시사회를 관람한 후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