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7일 금요일

0116 조엘 코엔&에단 코엔 감독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

1월16일(목) 14시. 왕십리CGV. 조엘 코엔&에단 코엔 감독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2013) 시사회. 


별점:  






뮤지션을 다룬 영화를 볼 때면 연기자들이 재현하는 연주나 가창 부분을 어떻게 연출하는지 늘 궁금했다. 대역을 쓰거나 기발한 카메라 기술로 뮤지션의 시늉하는 연기자의 비전문적 기량을 근사하게 포착한 걸거라고 추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주연 뮤지션들의 연주와 가창 장면은 정면샷으로 나올 뿐 아니라, 너무 자연스러워 보였다. 자료를 찾아보니 주연배우인 오스카 아이작은 배우가 되기 전에 밴드에서 보컬과 리드기타를 맡은 뮤지션 출신이었다. 

코엔 형제 영화는 점수를 먹고 들어갈 만큼 각인된 스타일이 있다. 이야기의 몸통과 무관하게 인상적인 인물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가누기 힘들만한 거구의 사내, <파고>에서 보듯 시종 과묵하고 냉담한 건달의 등장 따위가 그렇다. 그런 친숙한 캐릭터 때문에 코엔 형제 영화가 중독성을 유지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높은 예술성과 긴박감 있는 스토리텔링 그리고 극적인 반전으로 각인된 코엔형제 영화였던 만큼, <인사이드 르윈>의 도입부가 지루하게 느껴질 법하다. 그 지루한 부분을 채우는 게 아마 포크 음악이었을 테지만 말이다. 

지나간 옛추억은 근사하게 복원시키는 예술매체가 영화일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든 영화다. 오늘날보다 대략 70년 전 과거인 1960년대의 생경한 시대 정서를, 무뚝뚝한 경찰의 공무집행 태도와 낙태 시술에 대한 주고받는 은밀한 대사 등으로 구성해서 보여주는데, 재구성된 과거를 지켜보는 경험은 희소하고 또한 희귀한 것이다.  

1961년 음악 카페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가 장르적으로 포커스를 맞춘 음악은 포크송이다. 밥 딜런풍의 포크 연주와 보컬로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따라간다. 대사에도 나오지만 "포크란 게 항상 그게 그거 같다." 음악 다큐멘터리에 지속적인 천착을 보였던 빔 벤더스 감독의 경우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질감을 지녔다. <Buena Vista Social Club>(1999) <Ode to Cologne: A Rock 'N' Roll Film>(2002) <The Soul of a Man>(2003)를 연출한 빔 벤더스에서 보듯, 특정 음악 장르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영화를 연출한 점에선 빔 벤더스와 코엔의 출발선은 같겠으나, 코엔 형제의 영화는 단독자로서의 예술가의 지친 삶을 응시하는 목적이 커보였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듀오였다가 현재는 솔로로 독립한 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인정도 받지 못하면서 무계획적으로 살아가는 포크 연주자 르윈의 지친 삶을 보여준다. 그의 남은 삶에 대한 선명한 결말을 유보시킨 영화의 스토리텔링 그 자체가 에술가의 삶을 동기화 하는 것 같다.



*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로 나온 머리 에이브러햄이나, <미스터 빈>의 로언 앳킨슨이 조연으로 짧게 출연하는데 영화에서 캐릭터의 인지도가 차지하는 비중을 실감하게 된다. 모차르트의 재능을 질투한 살리에리 역의 머리 에이브러햄이 이 영화에선 주연 뮤지션 르윈을 오디션 하는 음악카페 사장 역으로 나오기 때문에 묘한 역설을 느끼게 된다.  

** <인사이드 르윈>에서 비중을 크지 않지만 빼놓을 수 없는 출연자가 고양이다. 애묘인의 친숙한 시선만이 알 수 있는 고양이만의 매력을 영화가 담고 있다. 고양이의 동선 표정 그리고 시선을 통해 고양이만의 매력을 간략하고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고양이 영화가 아님에도 애묘인이라면 큰 공감을 느끼면서 볼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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