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1일(화) 14시 롯데 시네마 건대. 마르얀 사트라피&빈센트 파로노드 감독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 Chicken with Plums>(2011) 시사회.
별점: ★★★
마르얀 사트라피 & 빈센트 파로노드 공동 감독의 모습이라함.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의 원제는 <Chicken with Plums> '자두가 들어간 닭요리'인데, 이는 극중 비운의 바이올리니스트 주인공 나세르가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다. 해서 영화 제목으로 검색 하면 실제 자두가 들어간 닭요리 사진이 잡힌다. 이렇게. 한글 제목은 '마지막 일주일'로 선택 되었지만, 은유적인 일주일을 통해 나세르와 그와 연루된 여러 인사들의 일생을 시차를 두고 회고하거나 추적하면서 사랑과 예술을 다루는 영화다.
나세르 생에 두개의 분신은 스승이 준 바이올린과 맺어지지 못한 연인 이란Irane인데, 박살난 바이올린을 대체하려고 구한 진기한 물건을 모아둔 골동품 가게에서 흥정 끝에 구입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이 나온다. WA모차르트가 연주했던 바이올린으로 영화에선 소개 되는데, 세월의 이끼가 많이 낀 골동품 악기가 어째서 보다 우월한 음색을 지닐 수 있는지 예전부터 궁금했다. 포스팅 하단에 관련 뉴스가 있어서 연결해둔다.
나세르와 사랑을 성사하지 못한 연인의 역할로 모던걸의 모습으로 출연하는 골쉬프테 파라하니 Golshifteh Farahani(상단 사진)는 이란 태생 배우인데, 나세르가 사랑하지 않는 아내 마리아 드 메데이로스Maria de Medeiros의 연적으로 등장하는 셈이다. 때문에 미간 사이가 먼 두 눈이 남달리 동그란 얼굴로 박힌 마리아 드 메데이로스가 한 시절 미묘한 섹스심볼이었던 시절이 아련히 떠올랐다.
영화 <어느 예술가의 마지막 일주일>의 공동 감독 마르얀 사트라피는 이란의 여성 작가로, 이 작품이 원본으로 삼는 동명 그래픽 노블을 지은 원작자이기도 하다. 독립적인 이란 여성상을 각인 시키면서 그녀를 세상에 알린 초기 대표작은 <페르세폴리스>인데 이 작품도 만화와 영화로 함께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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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1일(화) 16시30분. 롯데 시네마 건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코스모폴리스 Cosmopolis)>(2012) 시사회.
별점: ★★★
로스코 교회Rothko Chapel
<코스모폴리스>는 돈 드릴로의 동명 소설을 대본으로 삼아서 만든 영화(대본은 감독이 썼다고). 뉴욕의 경제공황을 다루는 원작 소설(2003년 출간)의 설정 때문인지 2012년 제작된 이 영화에서 연신 폭동을 일삼는 군중이 장악한 뉴욕 거리 장면이 나와서, 나는 2011년 시작된 Occupy Wall street 시위를 연상하면서 영화를 봤고, 당대 발생한 사건을 영화로 재구성했나보다 하면서 봤다. 조금 전 보도자료를 살펴보니 크로넨버그 감독 인터뷰에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에도 소설에서 그려졌던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했는데 루퍼트 머독이 얼굴에 파이를 맞기도 했고 촬영이 끝난 후 월가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답한다. '촬영이 끝난 후'라고 밝히는 걸보니 월가 시위에 앞서 만든 영화란 의미.
영화를 보면서 놀라운 점은 배우들의 변신. 리무진 안에서 젊은 회장 패커가 여성 큐레이터 디디의 카섹스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한참을 봐놓고도 큐레이터로 나온 여배우가 줄리엣 비노쉬인 줄 몰랐다는 거다. 어떤 각도에선 비노쉬의 얼굴을 약간 닮은 거 같다는 생각만 스쳤을 뿐. 영화를 다 보고 보도자료를 보기까진 거의 알아 채기 힘들 만큼 변했다. 오만한 금융재벌 에릭 패커로 등장하는 이가 <해리 포터>의 마술 소년 로버트 패틴슨인 게 믿겨지지 않는 것처럼 놀라운 시차 변화.
영화 러닝타임의 상당부분이 리무진의 차 안에서 소모 된다(금융재벌 회장 패커가 집무를 차 안에서 보기 때문에!). 차 안으로 찾아오는 무수한 방문객들(사회학자 경제학자 음악인 큐레이터....)이 쏟아내는 재담은 영화를 과도하게 설명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론 과잉은 비평으로도 충분히 지겨운데 영화까지 이럴 필요가...
영화 정점은 마지막에 배치된 '총 대화' 장면인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자세히 밝히진 않겠다. 비현실적인 설정이긴 하지만 격발되지 않는 총으로 관객석에 지연된 긴장과 초조를 떠안기는 장면.
* 캐나다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를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Sex, Lies, And Videotape>의 감독(스티븐 소더버그)으로 잠깐 헷갈렸다. 호러물과 SF물로 유명한 감독이어선지 크로넨버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피니 내가 본 건 고작해야 <크래쉬> 정도 잡히네....
** 영화 도입부는 잭슨 폴록의 뿌리기 그림이, 영화의 종결부는 마크 로스코의 색면 추상이 크레딧 아래에 뜬다. 환시장에서 떼돈을 번 금융재벌 패커가 큐레이터 디디에게 마크 로스코를 한 점이 아니라 로스코의 그림 14점이 걸린 교회를 통째로 사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교회 자체가 매매 대상이 아니어서 팔리진 않지만). 그런 교회가 실제로 있다. 로스코의 검정 색면 추상이 걸린 텍사스 소재의 로스코 교회Rothko Chapel(위의 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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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펜던트 인터넷판 뉴스
2008.07.05 01:18:27
"몸체를 만드는 나무 판의 일정한 밀도가 그 비밀",
세대를 뛰어넘는 영원한 최고의 악기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이다.
이탈리아의 스트라디바리(Stradivari)가 만든 이 바이올린은 다른 바이올린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최고의 음질을 선사하며 세계 최고의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왜 최고인가? 최근 과학자들은 이 바이올린의 비밀을 푸는 데 성공했다.
네덜란드 과학자들이 어느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미스터리가 과연 무엇인지를 밝혀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일 인터넷 판을 통해 “과학자들이 최근 3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음색과 선율을 자랑하며 세계 최고의 악기로 인정받고 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비밀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Solved: the mystery of why Stradivarius violins are best”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비밀은 바이올린의 몸체를 만드는 두 개의 나무 판의 일정한 밀도(consistent density)에 있다”고 전했다.
“변화가 없이 일정한 동질의 밀도가 고운 음색을 만들어”
“물론 이 바이올린의 전반적인 외형, 즉 도료(varnish), 목(angle of the neck), 지판 (fingerboard), 그리고 현(strings)도 중요하지만 몸체를 만드는 나무 판이 더 중요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300년 전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원산지인 크레모나(Cremonese)의 거장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와 쥬세페 과르네리(Giuseppe Guarneri)가 만든 옛 바이올린 5개(A그룹)와 최근의 바이올린 7개(B그룹)와 면밀히 비교했다.
몸체의 앞판과 뒷판을 만드는 나무 판의 밀도를 게이지로 측정한 결과는 모두 비슷했다.
그러나 다른 중요한 것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밀도는 같지만 A그룹의 바이올린들은 B그룹에 비해 더 일정한 밀도(more uniform density)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이올린의 앞판(top plate)은 보통 가문비 나무(spruce)로 만들며 뒷판은 단풍나무(maple)로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꼭 같은 바이올린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바이올린의 비밀이자 미스터리다.
과학자들은 A그룹의 크레모나 바이올린들은 밀도가 동질(homogenous)이기 때문에 강성도(stiffness)와 방음(sound-damping)에서 다른 바이올린보다 뛰어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까지도 300년 전의 기술을 모방 못해”
바이올린 제작 역사상 벤치마크가 되고 있는 크레모나의 두 거장 오스트라디바리와 쥬세페 과르네리의 작품은 300년이 지난 지금에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네델란드 레이덴(Leiden) 대학의 베렌드 스토엘(Stoel) 교수는 “그 동안 바이올린 메이커들은 두 거장의 작품들과 꼭 같은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도전을 했으나 지금까지 그 비밀을 캐지 못했다”며 “이들 피아노의 훌륭한 음질은 나무 판의 일정한 밀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올린의 바이브레이션과 음색(sound radiation)은 악기의 표면(geometry)과 만드는데 쓰이는 재원에 따라 형성된다”며 “그러나 이번에 우리가 새롭게 발견한 것은 바로 몸체를 만드는 나무 판의 밀도가 훌륭한 음색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주로 환자에게 사용되는 단층촬영의 CT스캐너를 사용했다.
이는 엑스레이를 이용해 환자의 폐나 간 등 장기의 밀도를 측정하는 기구다.
그러나 스토엘 교수는 악기제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연구한 끝에 CT스캐너를 사용해 바이올린의 밀도변화(density variations)를 그려낼 수 있었다.
또한 고가로 거래되는 바이올린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 비밀을 캐낼 수 있었다.
환자에게 쓰이는 CT스캐너로 비밀을 찾아
사실 바이올린 제작자들은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비밀을 캐기 위해서는 엄청난 가격의 바이올린을 분해해야만 하는 어려움에 시달렸다.
수십억 원을 호가할 뿐만 아니라 희소성 때문에 바이올린을 분해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CT를 이용해 각종 정보를 얻게 됐다.
밀도를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옛날에는 물을 이용했다.
그러나 물에 담그게 되면 물이 스며들게 마련이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저널 ‘Public Library of Science’에 게재된 논문의 주인공 스토엘 교수는 “밀도의 변화는 나무의 성장 과정과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말해서 변화의 기복이 없이 일정하고 동질의 밀도를 갖고 있는 나무로 바이올린을 만들면 좋은 음색의 바이올린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처럼 풀리지 않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미스터리는 문학에도 영감을 줬다.
영국의 작가 존 포크너(John Falkner)는 1895년 ‘잃어버린 스트라디바리우스(The Lost Stradivarius)라는 소설에서 옛 주인의 유령을 불러내는 명기의 소리를 소재로 스릴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누렸다.
저작권자 2008.07.04 ⓒ ScienceTimes
세대를 뛰어넘는 영원한 최고의 악기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이다.
이탈리아의 스트라디바리(Stradivari)가 만든 이 바이올린은 다른 바이올린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최고의 음질을 선사하며 세계 최고의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왜 최고인가? 최근 과학자들은 이 바이올린의 비밀을 푸는 데 성공했다.
네덜란드 과학자들이 어느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미스터리가 과연 무엇인지를 밝혀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일 인터넷 판을 통해 “과학자들이 최근 3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음색과 선율을 자랑하며 세계 최고의 악기로 인정받고 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비밀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Solved: the mystery of why Stradivarius violins are best”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비밀은 바이올린의 몸체를 만드는 두 개의 나무 판의 일정한 밀도(consistent density)에 있다”고 전했다.
“변화가 없이 일정한 동질의 밀도가 고운 음색을 만들어”
“물론 이 바이올린의 전반적인 외형, 즉 도료(varnish), 목(angle of the neck), 지판 (fingerboard), 그리고 현(strings)도 중요하지만 몸체를 만드는 나무 판이 더 중요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300년 전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원산지인 크레모나(Cremonese)의 거장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와 쥬세페 과르네리(Giuseppe Guarneri)가 만든 옛 바이올린 5개(A그룹)와 최근의 바이올린 7개(B그룹)와 면밀히 비교했다.
몸체의 앞판과 뒷판을 만드는 나무 판의 밀도를 게이지로 측정한 결과는 모두 비슷했다.
그러나 다른 중요한 것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밀도는 같지만 A그룹의 바이올린들은 B그룹에 비해 더 일정한 밀도(more uniform density)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이올린의 앞판(top plate)은 보통 가문비 나무(spruce)로 만들며 뒷판은 단풍나무(maple)로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꼭 같은 바이올린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바이올린의 비밀이자 미스터리다.
과학자들은 A그룹의 크레모나 바이올린들은 밀도가 동질(homogenous)이기 때문에 강성도(stiffness)와 방음(sound-damping)에서 다른 바이올린보다 뛰어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까지도 300년 전의 기술을 모방 못해”
바이올린 제작 역사상 벤치마크가 되고 있는 크레모나의 두 거장 오스트라디바리와 쥬세페 과르네리의 작품은 300년이 지난 지금에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네델란드 레이덴(Leiden) 대학의 베렌드 스토엘(Stoel) 교수는 “그 동안 바이올린 메이커들은 두 거장의 작품들과 꼭 같은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도전을 했으나 지금까지 그 비밀을 캐지 못했다”며 “이들 피아노의 훌륭한 음질은 나무 판의 일정한 밀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올린의 바이브레이션과 음색(sound radiation)은 악기의 표면(geometry)과 만드는데 쓰이는 재원에 따라 형성된다”며 “그러나 이번에 우리가 새롭게 발견한 것은 바로 몸체를 만드는 나무 판의 밀도가 훌륭한 음색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주로 환자에게 사용되는 단층촬영의 CT스캐너를 사용했다.
이는 엑스레이를 이용해 환자의 폐나 간 등 장기의 밀도를 측정하는 기구다.
그러나 스토엘 교수는 악기제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연구한 끝에 CT스캐너를 사용해 바이올린의 밀도변화(density variations)를 그려낼 수 있었다.
또한 고가로 거래되는 바이올린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 비밀을 캐낼 수 있었다.
환자에게 쓰이는 CT스캐너로 비밀을 찾아
사실 바이올린 제작자들은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비밀을 캐기 위해서는 엄청난 가격의 바이올린을 분해해야만 하는 어려움에 시달렸다.
수십억 원을 호가할 뿐만 아니라 희소성 때문에 바이올린을 분해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CT를 이용해 각종 정보를 얻게 됐다.
밀도를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옛날에는 물을 이용했다.
그러나 물에 담그게 되면 물이 스며들게 마련이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저널 ‘Public Library of Science’에 게재된 논문의 주인공 스토엘 교수는 “밀도의 변화는 나무의 성장 과정과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말해서 변화의 기복이 없이 일정하고 동질의 밀도를 갖고 있는 나무로 바이올린을 만들면 좋은 음색의 바이올린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처럼 풀리지 않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미스터리는 문학에도 영감을 줬다.
영국의 작가 존 포크너(John Falkner)는 1895년 ‘잃어버린 스트라디바리우스(The Lost Stradivarius)라는 소설에서 옛 주인의 유령을 불러내는 명기의 소리를 소재로 스릴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누렸다.
저작권자 2008.07.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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