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일 일요일

악몽 3일 +

몸과 마음이 오로지 통증에 집중된 3일+를 보낸 터라, 치통에 사로잡힌 3일+를 기록으로 남김 엄두조차 못냈다. 
그러던 중 오늘 작년 요통 때 처방 받은 효험이 센 진통제가 남은 걸 발견해서 먹고 짧은 사연을 남기기로 한다.  

지난 1월27일 늦은 저녁부터 치통이 느껴졌는데,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잦아들지 않았다.  치통 부위가 작년 신림동 강남아파트 살던 시절, 친구 소개로 방문한 특이한 치과에서 치료한 '브릿지' 부분이었다(엮인글). 그래서 1월30일 낮에 금천구의 그 치과엘 갔는데, 의사 소견은 다음과 같았다.  신경을 살리기 위해서 신경치료를 하지 않고 브릿지로 덮었는데, 좀 더 지켜보면서 신경을 살리는 방향으로 하자는 거다. 씹지 않고 가만 있어도 너무 아팠지만 특이한 치과와 그 의사의 남다른 소신을 믿기로 하고 약처방만 받고 병원에서 나왔다. 약이 치통을 잡아줄 거라 믿었던 거다. 근데 왠걸.

병원에 간 30일(금), 그리고 31일(토), 1일(일)까지 연 3일 내내 통증으로 찡그린 표정을 짓고 보내는 중이다.  유달리 오늘 통증이 심하다. 머리 속에선 그냥 병원에 갔던 금요일 신경치료를 강하게 요청할 걸하는 후회도 밀려들었다. 그런데... 방금 놀라운 사실 발견. 통증을 일으킨 치아가 브릿지한 부분이 아니라 바로 옆에 어금니라는 걸 방금 깨달았다. 이런 어처구니 없을 때가 있나.... 하도 인접해 있어서 문제의 소지가 있던 브릿지 부분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거다. 

부실한 치아는 집안 내력이다. 최근 읽은 <치과의 비밀>에도 건강한 치아와 부실한 치아는 집안 내력이라는 지문이 나온다. 건강한 치아는 관리를 거의 하지 않아도 썩지 않는 반면, 나처럼 부지런히 양치질을 하는 부실한 치아 소유자는 치과를 제2의 고향으로 섬겨야 한다. 






치과에 방문한 30일. 2008년 제자한테 연락이 와서 수년 만에 만나 한남동 일대 전시장 2곳의 오프닝을 함께 다녔다. 그 중 윌링앤딜링에서 열린 이정엽의 개인전에 '충치제거'라는 작품을 보고 감정이입이 되어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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