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2일 목요일

0821 잡스 Jobs ★☆

8월21일(수) 14시. 왕십리CGV. 조슈아 마이클 스턴 감독 <잡스 Jobs>(2013) 시사회.

별점: 




비교적 근자에 전세계적 이목을 집중 시킨 실제 사건(아이폰의 대유행과 잡스의 이른 사망)을 영화적 소재로 택한 걸 꼭 기회주의로 해석할 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대감이 너무 큰 스티브 잡스 같은 소재를 갖고서, 일반적 기대치의 절반도 채워주지 못했다면 푼돈을 벌려는 기회주의적 시도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영화 <잡스>가 그랬다. <잡스>는 영화 제목과 잡스의 얼굴을 전면에 사용한 영화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관객의 값싼 기대감에 너무 많은 의존을 한다. 그런데 알맹이는 빈약하다. 더구나 전세계 애플 제품 사용자가 얼마나 많겠나. 영화 제작자 처지에서 전세계의 애플 신봉자는 영화의 잠재적 관객으로 간주될 법도 하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평균적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영화 도입부부터 직감으로 느껴질 정도다. 

누운 채로 창공을 바라보며 "우주란 대체 어떨까?"라는 심오한 독백을 하는 잡스의 예전 동료의 모습이나,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두 팔 벌린 잡스의 모습을 카메라가 패닝panning으로 돌려잡는 화면부터, 이미 실존인물에 대한 전기적 접근을 포기하고, 대중적 소구력에 의존하려는 질낮은 신비주의로 읽혔다. 신비주의와 더불어 지목될 수 있는 이 영화의 민폐를 들자면, 모든 출연진이 가세하는 오버액션의 남발이나 잡스의 어록으로 전해진 무수한 교조적인 대사들의 과잉이다. 가만 앉아서 보기에 거북할 정도다.  

아무리 실존인물의 전기를 다뤘어도 꼭 연대기적 접근을 했어야 하는 생각도 든다. 잡스의 어떤 면모에 집중하면 안됐을까? 더구나 잡스에 관한한, 이미 이런저런 정보를 통해 관객이 너무 많은 정보량를 지닌 처지인데, 굳이 그런 낯익은 정보들을 영화를 통해 초대형 화면 위로 재나열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만일 애플 제품의 열광자, 잡스 추종자여서 영화 <잡스>가 땡긴다면, 영화를 보느니 현재 사용 중인 애플 제품에 몰입하는 편이 나을 거라고 확신한다. 영화에 실망할 것이다(나는 애플 제품 미사용자임). 

애플이 설립 이래 이런저런 고초를 겪고나서 당대에 성취한 비즈니스의 과업을 짧은 지문으로 정리한 영화의 마무리 화면은, 감독이 이 영화를 어떻게 맺음해야 하는지조차 몰랐음을 말해준다. 이 마지막 장면 때문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고, 지문이 올라오기도 전에 많은 시사 관객들이 극장 밖을 나왔다. 


* 해외 영화비평 사이트 Rotten Tomatoes도 영화에 별점 ☆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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