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9일 금요일

0328 킬링 소프틀리

3월28일(목) 킬링 스프틀리(Killing Them Softly 2012) 시사회. 메가박스 동대문.

(* 줄곧 왕십리CGV가 메인 시사회장이었는데, 이번부터 메가박스로 이동 중인 듯)

 

 

보도자료에는 '눈을 뗄 수 없는' 하드보일드 액션이라는 외신 일부를 따온 촌평은 많이 따왔지만, <킬링 소프틀리>가 전적으로 미국에 관한 영화라는 언급이 없는 게 이상하다. 심각한 영화라는 인상을 주기보다 스타일이 있는 액션물이라는 감을 주려한 것 같다. 느린 속도로 때론 압축적으로 액션을 행하는 서스펜스물인 건 맞지만 영화의 타깃은 시종 미국적 삶에 맞춰 있다. 원작 소설을 2008년 미국의 국가 부도 사태에 맞게 각색했지만, 극의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방송 대통령 국민연설로 묻어가게 만들었다. 극에서 음성으로 전달되는 대통령연설의 주인은 임기말의 부시 jr.와 임기초의 오바마다. 

 

2012년 영화에 부시와 오바마의 연설을 차가운 거리감을 유지한 채 멋대로 인용할 수 있는 게 미국이 누리는 표현의 자유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가 분한 자객 잭키 코건이 차가운 거리감을 유지한 채 타킷을 쓰러뜨리는 장면을 미국의 정치사와 중첩시킬 설정이었을 것이다. 잭키 코건은 일면 있는 대상은 죽이는 과정이 괴롭다고 극중에서 고백한다. 살려달라고 울며불며 더러 엄마까지 찾는 모습을 보는 게 싫다다고. 그래서 차가운 거리감을 유지하고 일면 없는 대상을 저격한다. 

 

<킬링 소프틀리>는 심각한 척하는 어지간한 미디어아트보다 공감각을 충족시키는 클립이 두어점 포함되어 이다. 이 장면들을 보면서 미디어아트가 무슨 헛폼인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1. 프랭키와 럿셀이 마약에 취한 환각 상태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헤로인 Heroin'과 상대방의 목소리가 울리듯이 들리는 청각 현상이나 빛이 확산되듯 감지되는 시각현상으로 표현된다. 아마 유경험자들만 알 수 있는 감각 체험일 것이다. 헤로인을 노래 제목으로 따서 환각 상태를 표현하는 가사를 멋대로 지어도 탈 없으니 표현의 자유 하나는 죽인다. (아래 VU '헤로인 가사' 참조)

2. <굿펠라스>에 악역으로 나온 레이 리오타는 이 영화에서 마키라는 또 다른 악당으로 나오는데, 그가 저격되는 장면은 하드보일드 하되 소프트하며, 압축미와 역동성을 소화하면서 자못 감미롭다. 저격신에 흐르는 음악은 케티 레스터Ketty Lester의 'love letters'와 느린 화면이 효과를 가중시켜서이다. (아래 장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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