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의 기억으로 지나간 추억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들렌 과자처럼.
한국에도 어떤 세대의 유년을 환기시키는 마들렌 같은 과자가 있는데.... 오늘 동네 마트 한구석에 놓인 주황색 찰고무를 닮은 불량식품 쫀디기를 발견. 가격 990원.
시중에 판매되는 과자류가 천편일률적으로 오감 자극의 극대화 경쟁에 나선 반면, 시류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년시절부터 유구한 밋밋한 맛의 전통을 지켜온 쫀디기는 천박한 주황색 빼곤 대략 무미건조한 후각과 미각 자극에 안주하고 있다. 바로 그 점이 쫀디기가 구입자의 유년시절 전체를 환기시키는 힘을 지니게 만든다. 후각은 편도체와 관련을 맺고, 편도체는 감정을 주관하며 기억중추인 해마와 가까이 있다. 그러니 후각 자극은 기억의 증진으로 이어진다. 첫 경험의 순간을 오래 각인시키려면 편도체가 관여한 후각 자극이 개입될 때라고 함. 유년시절을 통째로 환기하는데 990원짜리 주황색 간식만 있으면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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