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7일 목요일

정상 - 변태


금주 <시사인>. 마광수를 다룬 '장정일의 독서일기'에 실린 간접 인용구. 눈 번쩍. 변태란 용어 함부로 쓰지 말기.


일본 심리학자 기시다 슈는 <성은 환상이다>(이학사, 2000)에서 정상적인 성행위와 흔히 말하는 변태를 간단히 정리했다.
성교 시 여자에게 검은 스타킹을 신겨놓고 그것을 핥든, 여자를 밧줄로 묶든 그 자신이 묶이든, 여자를 채찍질하거나 여자에게 채찍질을 당하든, 그 어떤 성적 기행을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질 삽입에 '골인' 한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성행위다.
이상성욕(변태)이란, 온갖 성적 환상에만 몰두하고 끝내 성교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자면 무시무시한 사도마조히스트적 난행에도 불구하고 삽입 성교를 마다하지 않으면, 반드시 질 삽입으로 끝을 장식하는 사드는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변태는 끝내 성교 자체를 회피하는 마교주(마광수)와 그 주인공들이다.... 실로 우리는 성교 시에 상대가 나만을 생각해주기를 바라지만 그가 무슨 환상을 떠올리고 있는지는, 신만이 안다. 원래부터 성은 환상이므로, 변태란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 <시사인>(279호) 64-65쪽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