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일(금) 14시. 토마스 얀 감독 <노킹 온 헤븐스도어 Knockin' on heaven's door>(1997) 시사회. 아트나인에서 관람.
이수역에 위치한 '아트나인'은 시사회가 자주 열리는 극장이 아니어서 나는 이곳을 처음 가봤다. 건물 12층에 자리 잡아서 사당동 일대가 내려 보이는 고층 테라스 전망대가 딸린 나름 낭만적인 극장이었다. 극장 내부는 작지만, 관객석 옆으로 통유리창이 나서 바깥과 연결되어 외부가 내려보이는 설계다. 그 점이 대학로의 '하이퍼텍 나다'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12층'에는 잇나인eatnine이라는 식당과 아트나인artnine이라는 극장이 있는데, 오늘 본 영화의 배금사 이름은 엣나인atnine이다 '쓰리나인' 체제인 모양이다. 극장에서 영화 상영 전에 관람 에티켓(핸드폰 off, 취식 금지, 앞사람 등받이 발로 차지 말기 등)을 내보내는 극장은 참으로 오랜 만이다. CGV같은 일반 상영장에선 그런 에티켓이 기자시사회임에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관람의 매너가 안되어 있는 시사 관객이 좀 있다. 나야 이제 신경쓰지 않을 만큼 숙달 되었지만.
<노킹 온 헤븐스 도어 Knockin' on heaven's door>는 관람 총평을 별4개 이상 줄 수 있는데, 마지막 크레딧에 1997년이라고 떠서 살짝 놀랄 정도였다. 국내에선 98년 개봉되었다고 들었다. 보도자료를 살피니 15년 만에 재개봉하는 건데 첫 개봉 당시에도 국내 외에서 높은 호응을 끌어낸 모양이다. 때문에 화질에서 살짝 연륜이 느껴지기도 한다.
각각 골수암과 뇌종양으로 진단으로 사실상 사망 판정을 받은 어느 2인조의 버디 무비인데, 로드 무비이기도 하다. 연신 차로 이동하며 추격적이 일어나므로. 시한부로 일생 기한이 정해진 주인공 둘은 그 중 하나가 바다를 평생 보지 못했다고 하여, 바다를 가기로 결심한다. 때문에 초반부터 '종착점으로 바다'가 설정되어 쭉 직진하는 영화다. (우여곡절로) 이 2인조를 쫓는 조폭이 등장하는데 이 둘은 '맨인 블랙'스타일의 2인조로 나온다. 시한부 인생 2인조와 이들을 쫓는 조폭 2인조의 좌충우돌로 총격전이 난무하는 액션영화의 틀을 취하지만, 유쾌하고 신선하며 피가 낭자하거나 그런 오바도 하지 않으며 괜히 심각한 척하지 않아서 좋았다.
시한부 인생의 마지막 소원을 적어 이행 한다는 이른바 '버킷리스트(bucket list)'가 영화 전개의 실마리여서 보는 내내 여러 상념에 잠겼다. 시한부1호 마틴(틸 슈바이거 Til Schweiger)의 버킷리스트 중에선 엄마에게 사줄 엘비스 프레슬리가 탄 고급 리무진 구입이, 루디(잔 조세프 리퍼스 Jan Josef Liefers)의 버킷리스트 중에선 쓰리썸(여자 둘과 섹스)이 선택되고 이행된다.
* 영화가 끝나자 자리를 뜨는 시사 관객들이 보였는데 그 사람들은 손해 본 거다. 이 영화는 크레딧이 다 올라온 다음에 '추가 장면'이 삽입되어 있었다. 그걸 꼭 봐두는 게 좋다. '예상할 수 없는 행운'에 관한 영화적 트릭이므로.
** 시한부 판정을 받은 2인조가 우연적으로 발견한 데킬라(병실에 숨겨져 있었다)를 마시는 장면을 보면서, 데킬라를 수일내로 구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한때 선호 했던 술이었는데.
아트나인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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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킬라. 구입하고 만다.
구글로 영화 검색을 해보니 이 장면이 가장 많이 잡히더라. 이 장면의 의미에 대해선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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