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심리를 ‘결정장애’라고 한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불행해지는 이유를 정리하면, 첫째 버릴 수밖에 없는 대안 역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회비용’이라는 손실이다. 인간은 이득과 손실이 같은 크기라도 손실 쪽을 더 강하게 느낀다. 둘째, 최종 선택한 대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불행히도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다. 꼭 마음에 든 선택이 아니면 자신의 결정에 낙담하게 된다. 셋째, 죄책감이나 후회의 여지가 생긴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내가 다른 걸 선택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그럴 때마다 후회는 조금씩 더 커지고 이미 선택한 것에 대한 만족은 조금씩 작아진다.”(미국 사회심리학자 배리 슈워츠)
최고의 것을 가질 수 없으면, 차라리 아무것도 가지지 않겠다는, 즉 전부(all)가 아니면 전무(nothing)라는 극단적 사고방식을 완벽주의자는 고수한다.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는 삶의 당연한 이치를 배우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 선택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도 지키자’라는 안주의 길에 들어선다. 높은 목표만 있고 도전은 없는 삶이다.
자신의 결정에 만족하게 만들 묘수는 없을까? 간단하다. ‘환불 불가’ 조건을 붙이는 것이다.
운명을 피할 수 없을 때, 도망칠 수 없을 때, 그리고 취소할 수 없을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의 운명에서 긍정적 면을 발견하고자 한다.”
---- 여기 제목 좀 결정해주세요 [한겨레21. 2013.05.20 제9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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