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5일(금) 20시30분. 상상마당 시네마. 하모니 코린 감독 <스프링 브레이커스 Spring Breakers)>(2012) 시사회.
별점: ★★★☆
★점으로 평점을 매긴 후로, '보류'를 택한 경우가 있었는데, <스프링 브레이커스>는 관람 전부터 '별점 보류'를 하리라 예상했던 영화다. 블록버스터 영화 중에 보류를 매긴 경우가 대략 두번 가량 있었다. (맨오브 스틸, ...). 내 취향에는 어긋나지만, 관객 다수에게 유의미한 볼거리가 되리라 판단되는 영화에 별점 보류를 매겼다.
"일상이 무료하고 따분한 네 명의 여대생..."으로 즐거리를 요약한 <스프링 프레이커스>의 대략적인 밑그림이나, 비키니 여배우 넷의 노출증적 포즈 사진으로 잡히는 구글 검색의 결과나, 관련 검색어로 '스프링 브레이커스 노출'이 뜨는 정황들로 볼 때 별점 보류가 되리라 예측한 것이다. 설령 이야기 구조가 허약한들 제한된 관람시간 안에 관음가치를 압축해서 담고 있다면 그건 영화 관람를 위한 한 조건일 수 있다고 느꼈다. 나도 그 점이 궁금해서 이 영화를 보러 간 것이고.
한데 네 여배우 중에 네임밸류가 상대적으로 높은 셀레나 고메즈가 영화 중반부에 화면에서 사라지는 설정부터 반전이었다. 관음가치에서도 가장 높은 여배우가 어째서 조기 탈락한걸까? 생각해보니 극의 후반에서 복수의 '남녀 혼성 결사체'의 반전이 시작되는데, 그때부터 노출빈도가 잦다. 셀레나 고메즈의 경력에 어울리지 않는 화면일 수 있다고 (배우와 매니저가) 판단한것 같다.
영화 도입부는 미국의 봄 방학(스프링 브레이크)을 빌미 삼아, 스크린 위로 해변가, 테크노 사운드, 비키니, 섹스어필의 직설법, 형광색, 8등신 미녀들이 쏟아진다. 이제 출발을 위한 모든 준비가 갖춰진 셈이다. 그런데 봄 방학이 만든 여백은 관객의 상투적인 기대치와는 달리 성적 일탈의 길을 가진 않는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봄 방학은 세속적 '윤리, 형법, 제도 교육' 모두로부터 일탈하는 전환점이 된다.
<스프링 브레이커스>의 한계를 꼽자면 고메즈가 이야기에서 빠질 무렵 화면 위로 오버랩 되는 장황한 내래이션이 나오는데, 영화를 너무 설명조로 만든다. 또 비록 허물이랄 순 없어도 이런저런 극적 전환에서조차 염색머리 현란한 선글라스와 매니큐어 그리고 분홍색 후드를 뒤집어쓴 여대생들의 팬시한 외모가 위기상황을 위기로 느껴지 못하게 만들며, 급기야 스토리텔링을 화면의 노출증이 삼켜버리는 폐단을 꼽을 수 있다.
남녀 결사체로 반전을 이루는 영화 후반부는 여러 버전으로 개봉된 <보니와 클라이드>('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국내에선 소개된 1967년 영화)의 버전업 처럼 느껴진다. 달라진 점이라면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허무주의적 결말로 낭만을 부추기려 하진 않은 점과, <보니와 클라이드>와 <스프링 브레이커스> 사이에 놓인 긴 세월동안 변한 여권신장(!)을 배역의 비중으로 확인시킨 점을 들 수 있다.
* 시사회가 열린 금요일 저녁은 홍대의 유흥가와 영화의 들뜬 분위기는 동기화를 이루는 것 같았다. 시사회 상영시간이 너무 늦지만 않았어도(저녁 8시30분에 시작해서 밤10시에 끝남), 누구랑 함께 보고 금요일 밤 홍대를 즐겼을 텐데.
** 여배우 넷. 너무 어려보인다. 틴에이지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 레이첼 코린(1986년생) 바네사 허진스(1988년생) 애슐리 벤슨(1989년생) 셀레나 고메즈(1992년생)
*** 이 영화 시사회를 보기로 결심한 또 다른 계기. 해외의 호의적 평가: "The film received generally positive reactions from cr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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