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4일 목요일

0704 소더버그 감독 <사이드 이펙트>

7월1일(월) 14시 롯데시네마 건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사이드 이펙트 Side Effects>(2013) 시사회.

별점: 





별점평으로 '★다섯'을 주려다가, 최상의 자리는 남겨두는 게 낫지 싶어서 '★넷반'을 준다.

도입부부터 맘에 들었다. 간결한 크레딧과 동일한 폰트로 화면 위에 뜨는 영화제목하며, 구축적인 건물의 기하학적 파사드를 비스듬히 비추면서 시작하는 첫장면(이 장면이 마지막에도 데칼코마니처럼 겹쳐 나온다)에서 히치콕을 예견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히치콕의 <싸이코>의 시작이 대략 이러하니까. 더욱이 에밀리(루나 마라 역)가 덤덤하게 칼을 휘두르는 장면은 곧바로 <싸이코>의 샤워장면을 연상시켰다.  

영화 후반부 반전 모드로 진입하기 전까지, 이야기의 중심축이 '의도되지 않은 인명살상의 딜레마'에 있는 줄 알았다. 덧붙여 그런 인생 딜레마와 연구비 지원을 명목으로 제약회사와 의사 사이에 오가는 검은 거래를 다룬 영화인 줄 알았다. 또 하나 덧붙여서 현대 사회생활이 초래하는 다채로운 절망을 우울증 치료제를 매개로 조망하는 영화라고 느꼈었다. '의도되지 않은 인명살상'이란 요컨대 이 영화에서 정신질환 혹은 약물 부작용으로 살인을 저지른 가해자나, 악의 없이 처방해준 약의 부작용 때문에 결과적으로 환자를 그릇된 길로 인도한 의사의 경우를 말한다. 이건 미필적 고의도 아닌 사소한 실수가 만든 거대한 불행 아닌가! 이런 부조리는 세상만사에 널려있으니 그런 인생 딜레마에 촛점을 둔 영화로 보면서 화면을 따라갔다. 
그렇지만....반전(자세한건 영화를 직접 보시길). 

* 영화 속 정신과 의사 뱅크스(주드 로)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의 착안을 꿈을 통해 얻었고, 폴 메카트니는 꿈에서 악상(가사?)을 얻었다고 말한다. 마감에 쫓길때면 나도 항상 꿈에 원고 주제에 대한 참신한 발상이 떠오르는데, 맨 정신으로 되돌아보면 참신하긴 고사하고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을 꿈이 재확인해준 것에 불과했다. 

** 주드 로 연기 맘에 든다. 이름을 낯익어서 그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그가 '조연'으로 출연한 <가타카>(1997)를 본 게 전부인 듯. 

***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를 처음 본 건, 내가 최초의 연애를 하던 시절 애인과 함께 본 그의 화제적 초기적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1989)로 아마 1990년이었을 거다.

**** <사이드 이펙트>의 이야기구조는 복잡한 편인데, 자주 반복해서 보니가 독해력도 향상되는 기분이다. 보도자료에도 "굳어있던 뇌를 자극시켜 줄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음. 맞는 말.  팝콘무비에 신물이 났고, 관람의 긴박감을 유지한 영화를 보려는 분에게 강추. 

***** 시사회를 본 후, 상수동으로 이동해서 수리 맡겨놓은 롤프프리마 휠셋을 되받은 후 다시 홍대입구로 이동해서 선글라스 수리를 맡겼다. 기왕 홍대까지 간 김에 공저로 다음주께 출간될 어떤 책의 출판사의 미팅까지 해결하려 했으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다음주로 미룬 채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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