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30일 금요일

무료 핸폰 주세요 + 문자 보내지 마세요(당분간)

작년 11월 무료로 증정받은 모토롤라 핸드폰(엮인글)이 오늘부로 맛이 갔습니다. 
스크린이 나갔어요. 문자가 울려도 판독 불가이니, 다음번 무료 핸폰을 기증받을 때까지 '당분간' 문자 보내지 마세요.


또 다시 무료 핸폰 구해요. 조건은 'skt + 모토롤라 기종'이면 되는데, 작년 무료폰 급구 공지 때 모토롤라 레이저 핸폰 기증하겠다고 나섰던 작가 A와 제자 B가 있었죠. 만일 이 글을 보거든 내게 전화나 메일을 주세요. 내가 연락하고 싶어도 스크린을 볼 수 없어서 전화번호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번 맛이 간 핸폰은 그동안 016 유지를 위해 무료로 증정 받았던 모토롤라 피쳐폰의 3번째 제품인데요. 또 금세 맛이 가는군요. 모토롤라가 한국에서 철수한 까닭을 알 것 같기도. 

아무튼 제게 모토롤라 레이저 핸폰에 관해 말한 작가A와 제자B, 혹은 기타 기증 의사가 있는 분들 제게 속히 연락 바랍니다. 모토롤라는 기종이 자주 고장나서 주시겠다는 핸폰 몇점을 받아두려고 합니다. 연락은 문자 말고 전화나 메일로.  


2013년 8월 28일 수요일

블로그 맥주 모임해요



우리 맥주 마셔요. 
무더위는 꺾였으나 8월을 보내고 새달 맞이 기념으로 시원한 맥주 같이 마셔요. 
장소는 이태원 '맥파이'를 잡아볼까 해요. 저는 근처 '부스'는 가봤지만 '맥파이'는 안갔습니다. 
이번 기회에 가서 맥파이의 에일 맥주 마셔 보려고요.

매년 연말마다 블로그 방문자 모임을 해왔는데요.
예외적으로 2011년은 여름에 딱 한번 추가로 모임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블로그 모임 장소가 항상 맥주집(종로 옥토버훼스트)이여서 연말보단 여름 모임이 나은 점이 있더군요.  


- 신청 방법: 참여 의사를 덧글(또는 메일)로 남기세요. 연락처까지 남기면 좋구요. 방문자 누구든 참석할 수 있습니다. 
- 시간 장소: 9월1일(일요일) 오후 6시 맥파이 (이태원동 691). 지하철은 녹사평역이 가깝습니다. 지도 검색 바람.
- 회비(?) : 여긴 술을 시킬 때마다 돈을 내는 모양이더군요. 따라서 마신 만큼 각자 자기가 지불하면 됩니다. 
             다만 약소하나마 공통 안주를 시킬 수 있으니 현찰을 조금은 지참하셔야할 듯. 
- 경품: 블로그 방문자 모임에 괴상하게 굳은 관행이 있는데, 추첨을 통해 한 분께 제가 책을 선물하는 건데요.  
          이번 맥주모임에선 추첨으로 최근 재출간된 무라카미 류의 <타나토스>를 드립니다. 

2013년 8월 27일 화요일

난리브루스

어제 공지(엮인글) 올린대로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한 인문학 강좌를 해주러 광주를 방금 다녀왔다.

오늘 일과를 압축하면 '난리브루스'.

- 느긋하게 광명역까지 자전거로 이동했다(여기까지 좋았다)
- 기차 출발 40분여 전에 광명역에 도착했다(여기까지도 순탄했다)
- 광주역으로 가는 기차가 들어온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준비를 했다. 그런데...
- 접은 자전거를 끌고 내려가려는데, 가는 곳마다 에스컬레이터가 수리 중이네. 여기서 꼬였다. 
- 황급히 자전거를 들고 계단을 뛰어서 아래층까지 내려간다 (광명역은 복층 구조로 되어있는데 조금 복잡하다) 
- 승강장이 어딘지 몰라서 물어봤더니, 상대방이 너무 길게 설명을 한다.
- 다시 황급히 이동.... 눈 앞에서 광주행 KTX가 유유히 떠났다....완전 기가막힌 상황.
- 내 강의가 오후3시인데 다음 기차는 오후3시30분에 광주역에 도착한다.
- 그래서 광주역이 아닌 광주 송정역 기차를 타고 오후1시50분께 송정역에 도착. 
- 자전거를 타고 광주역을 거쳐서 강의장(상록전시관)까지 주행했다. 총 소요시간 1시간. 
- 강의 시작 3분 전 온몸이 땀에 절어 강의실에 입장. 무사히 강의를 마쳤다.
- 상경하는 KTX를 타기 앞서 광주역 인근 식당에서 게장백반+막걸리를 시켜 마시며 하루를 마감했다. 

난리브루스 였음. 


2013년 8월 26일 월요일

내일(8월 27일) 광주 내려갑니다. 대중 강좌 해주러.



내일(8월27일 화) 하루 일정으로 광주 내려갑니다. 광주시립미술관이 최근 하나의 유행이 된 '인문학 강좌'를 연소으로 진행하는데, 저는 그 중에서 6강을 맡았거든요. 무라카미 다카시의 국내 개인전도 개최 된데다가 세간에서 상대적으로 익숙하게 알려진 팝아트에 관해서 강의를 할 겁니다. 

광주에 거주하시는 분들 오후께 시간 되시면 오셔서 강의 들으세요. 일정은 위와 같고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올린 강연 공지글 => 여길 보세요. 

유의할 점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는 강좌지만, 강연 장소는 시립미술관이 아니라 아래 지도를 참조해야 합니다.
상록 전시관: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1동 311-1  (062-613-5394) 

저도 처음 가보는 곳이네요. 시차가 뒤바뀌어서 아침 8시에 잠을 자는데, 밤을 꼬박 새우고 가야할 판입니다. 

2013년 8월 24일 토요일

0823 짚의 방패

8월23일(금) 14시. 롯데시네마 건대. 미이케 다카시 감독 <짚의 방패 Shield of Straw>(2013) 시사회.

별점: 





이 일본 스릴러물이 올해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는 글을 봤다. 그런 사전 정보로 기대감도 컸다. 손녀의 살인범 기요마루에 대한 복수로 거금을 걸고 공개 살인을 유도하는 어느 일본 재산가의 결단과, 현상금을 손에 쥐려고 공무원을 비롯한 온 국민이 혈안이 된다는 영화적 설정 만큼은 독창적이다. 그런 전체 그림은 창의적인데 <짚의 방패>가 스릴러물을 표방하는 한, 치밀한 개연성이 뒷받침 되어야할 텐데 그렇질 못했다. 현상범이 보는 앞에서 그를 처단하려고 낮을 휘두르는 무모한 시도도 그랬고, 독극물을 주사에 몰래 삽입하려는 간호사나, 고속도로를 역주행해서 경찰 군단이 철통같이 둘러싼 호송차량으로 진격하는 덤프 트럭 운전자의 경우가 유독 납득하기 어렵다. 현상금에 혈안이 되어 이성을 읽은 무리들이 속출할수록 스릴러 장르로서의 힘이 빠진다. 왜 이렇게 무모하게 플롯을 밀고 나갔을까. 

보는 내내 호송 정보를 실시간으로 일본 재산가에게 넘긴 내부 유출자가 누군지를 예의 주시하게 되며, 마지막에 대 반전이 있지 않을까도 기대하게 된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은 항상 '절대 범인일 수 없는 사람'이 바로 범인으로 지목되는 대 반전 때문에 독보적인 거다.  <짚의 방패>는 내부 정보 유출자에 관한한 그런 고수다운 반전이 준비되어 있지 못했다. 

영화 쪽평을 올릴 때 얼마 전부터 재미삼아 별점을 첨부하면서 생긴 관람 버릇이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속에 형성되는 평점을 별의 개수를 환산해보는 관람 버릇이다. 영화가 후반으로 접어들어도 반전이 없어서 별점 ☆이면 충분하겠다 싶었다. 스릴러가 갖춰야할 미덕이 결핍했음에도  ☆로 결정한 건, 형법의 한계 앞에서 느낄 정상인의 딜레마를 과감하게 다뤘다는 점, 서버를 해외에 둔 웹사이트를 통해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서 살인범에 대한 원거리 사주를 하는 동시대적 설정 등이 맘에 들어서다. 또 무엇보다 일반 관객의 보편적 기대감(?)을 저버린 영화의 종결도 뚝심이 있어 보였다. 개연성만 더 치밀하게 다듬었으면 훨씬 뛰어났을 스릴러물. 


* 시차 부적응 때문에 새벽 일찍 잠에서 깨고, 정오 전후로 졸음이 몰려온다. 졸음으로 느릿느릿 출발한 탓에 극장에도 상영예고 시간보다 5분 늦게 도착했지만, 예고편 상영이 있었는지 좌석에 앉자 1분 정도 지나서 영화가 시작했다. 


2013년 8월 23일 금요일

반이정의 예술판독기: 나이키 (씨네21)

* <씨네21>(918호) '반이정의 예술판독기' 79회분.  또 다른 '브랜드 시리즈 4탄'  나이키를 다뤘다.



일단 실행해 


상. 애드버스터가 제작한 타이거 우즈의 나이키 모양 입술
하우. 사이비 종교 ‘천국의 문’의 집단 자살 현장 사진을 패러디한 사진 1997년
하좌. 행크 윌리스 토마스, 유명상표 머리, 2003년


 프로 농구 스타의 실명이 기획 상품명으로 차용되는 현실은 스포츠 스타에게 명운을 거는 스포츠 브랜드의 생리를 보여준다. 에어 조던은 1985년 제조되어 현재까지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나이키의 장수 브랜드이다. 성장기에 나이키 광고를 보며 스포츠 영웅의 꿈을 부풀린 지망생들의 사연도 많다.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는 절대 다수의 비운동선수들이 소비하는 대중 브랜드이다. 최상의 품질을 보장하는 명품일 순 없어도, 나이키를 착용한 명문가 선수들의 성과에 정비례해서 높은 평점을 취한다. NBA 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되는 마이클 조던, 골프 역사상 최고기록을 수립한 타이거 우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루니와 나이키는 동격이다. 

타이거 우즈의 입술을 나이키의 기울어진 로고 형태로 바꾼 애드버스터의 패러디 그림은 나이키와 이죽거리는 감정을 연관시키면서, 선수의 명성과 일심동체가 된 스포츠 브랜드의 운명을 중의적으로 풍자한다. 아디다스 푸마 아식스 등의 유사 경쟁사들과의 각축에서 나이키의 우월성은 로고의 호소력에서 오는 것 같다. 로고 스워시(swoosh ‘휙 소리를 내며 지나가다’는 의미)는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되었다지만, 로고에서 날개 형상을 읽긴 어렵다. 차라리 신라시대 그려진 천마의 입에서 나오는 화염과 닮았다. 설마 나이키가 천마총의 말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리 만무하다. 나이키 로고는 동서고금에 통하는 시각적으로 경쾌함을 주는 보편적 기호에 가까울 것이다. 

모든 명품 스포츠 브랜드가 모조품의 표절 대상이 되지만, 아디다스의 3선을 2선이나 4선으로 모조한 짝퉁보다 나이키의 짝퉁 상품에서 훨씬 어색한 모조의 흔적이 느껴진다. 이상적인 굵기와 각도로 휘어진 나이키의 스워시 로고가 흉내 내기 어려운 조형적 완전성을 지녀서다. 어색하게 베낀 모조품의 로고는 원본의 가치만 부풀려준다. 나이키 로고의 조형적 시원함은 서구화에 대한 선망을 미화시킨 기호이기도 하다. 그것은 여신의 날개 형상도 천마의 입에서 나오는 화염도 아니며, 다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전진하는 곡선형 표창처럼 보이기도 하며, 또는 왼쪽 아래로 내려가려다 갑자기 오른쪽 상단으로 방향을 틀어 끌어당긴 필획의 흔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나이키 로고의 불확정적 구성이 나이키의 가치를 무한히 열어둔다.

극소수를 위한 최고가의 명품이 아닌, 일반 대중의 가벼운 허영심을 충족시키는 접근 가능한 가격대 때문에 집단 생활인이 복장을 통일할 때도 쉽게 채택된다. 사이비 종교집단 ‘천국의 문’이 집단 자살을 실행했을 때, 현장 보도 사진에서 자살자들이 착용한 나이키의 모델명 ‘SB Dunk High’는 불운한 유명세를 타야했다. 나이키를 신은 어느 사체 사진 위로 나이키의 구호를 되돌려주는 패러디물이 만들어졌다. “일단 실행해 Just do it.”



반이정: 미술평론가(원래 꿈은 배우). <중앙일보> <한겨레21> <시사IN>에 미술비평을 <한겨레> <경향신문>에 시평을 연재. 자전거 7대를 타고 다니는 자전거광. 네이버 파워블로거로 선정된 그의 거처는 dogstylist.co

0822 이소룡 '정무문'

8월22일(목) 14시. 롯데시네마 에비뉴엘. 나유 감독 <정무문 Fist of Fury>(1972) 시사회.


별점: 1972년 정서의 산물을 2013년 정서로 측정하자니...좀.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를 집필하고 그 시의 영화 버전쯤 될 <말죽거리 잔혹사>를 감독한 유하가 1963년생이니까, 내가 이소룡 세대로부터 한 발짝 물러서 있는 세대인 것도 같고, 혹은 그냥 이소룡 세대에 포함되는 것도 같다. 이소룡(1940~1973)의 생존 기간 중 내가 호흡을 해서가 아니라, 초등학교 시절 이소룡 영화를 상영하는 동시 상영관의 포스터들을 무수히 보며 자랐고, 동기생 중 이소룡 마니아가 있어서 피상적으로나마 나도 감염 된 면이 있어서다. 그 무렵 내 요구로 부모가 생일선물로 쌍절곤을 사주신 적도 있다. 이소룡의 전용무기쯤 될 쌍절곤도 초등학생 시절 그 이소룡 마니아 친구에게서 전파된 것으로, 자신의 아빠가 이소룡 마니아였다고 친구가 늘 말하면서 쌍절곤의 일부 기술을 구사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막상 동시상영관을 직접 찾아가 이소룡 영화를 본 적이 내게는 없었고(그렇게 대범한 성품이 아니었음), 무슨 영화들을 찍었는지도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으며, 그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건 아마도 공중파방송에서 틀어준 <용쟁호투>(1973)가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오늘 본 <정무문>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른 사망으로 그는 5편에 출연했다고 적혀있는데, 아역배우 출연량까지 치면 꽤 되더라. 나는 이소룡의 대표작 5편도 괴성을 지르거나 노란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대련하는 화면들을 부분부분적으로만 기억할 뿐, 작품의 연대기나 개별 스토리를 꿰고 있진 못하다. 이런 걸 종합하면 '후발 이소룡 세대였으나 마니아는 아니었던' 일인인 거 같기도 하고... 

<정무문>(1972)은 5편의 대표작 중 2번째 출연작으로 그는 이듬해 사망한다. 
영화가 제작된 70년대 초반의 홍콩과 그 지역 영화 정서를 내가 알 지 못하는데, <정무문>이 관객에게 호소하는 이야기의 가장 큰 틀은 애국심이다. 일본 제국주의 시대를 무대로 삼고 전개되는데, 일본에 부역하는 매국 중국인, 일본인, 순수 중국인 무예 집단, 러시아 마피아 두목이 싸움의 무대에 나란히 서서 갈등하는 구조. 일본 제국주의와 서양인을 차례차례 무너뜨리며 산화하는 단 한명의 중국인 영웅의 이야기, 이것이 <정무문>의 기본 플롯이다. 

제작 연도가 70년대 초반이다보니 고색창연한 미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많다. 어색할 만큼 짙은 배우들의 눈화장, 번쩍번쩍하면서 화면에 뜨는 크레딧의 타이포그라피, 옛날 영화의 화면 위로 흔히 떠오르기 마련인 잡티들이 하나도 안보이는 걸로 봐서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쳤겠지만, 그럼에도 옛날 필름의 질감이 있다. 한두 장면을 제하곤 영화 전체가 세트장 촬영인 화 질도 소싯적 분위기를 더한다. 또 오늘날 영화가 끝나면 흔히 볼 수 있는 5분 넘게 올라오는 크레딧도 단 몇초만에 끝난다. 출연진을 보여주는 두개의 정지 화면이 나온 후 끝. 깜짝 놀람. 

이소룡의 변별점은 표정 연기와 괴성 눈매 연기 그리고 매스미디어 친화적으로 가공된 그의 퓨전 무술일 것이다. 표정연기와 괴성  때문에 나는 임의로 이런 영화를 '중국 표현주의'라고 부르고 싶다. 내가 국민학교 시절과 그 이후로도 이소룡에 깊게 감화되지 못한 건 어쩌면 이소룡만의 그 변별점들이 내 취향과 불일치해서가 아닌가 한다. 지금이야 고증 사료 쳐다보듯 덤덤하고 더러 웃지만, 괴성이나 분노로 부들부들 떠는 주먹과 표현주의적으로 일그러지는 표정 연기를 볼때 나는 진정으로 그것들을 수용하지 못했다. 

극에서 이소룡의 약혼녀로 출연하는 여배우, 묘가수Nora Miao를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이소룡 성룡과 함께 출연한 당시의 아이돌인 모양이다. 이소룡이 영화에서 입맞춤을 하는 유일한 여자배우라는 글을 어디선가 봤는데, 70년대 초반 영화의 스킨십 표현은 둘의 입술을 맞대고 비비는 수준이어서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나온다. 더 재밌는 건 이 홍콩 여배우의 연관 검색어로 yoona가 뜬다는 것. 바로 '소녀시대'의 (임)윤아 말이다. 찾아보니 윤아를 70년대의 홍콩 아이돌 스타 Nora Miao와 비교한 기사가 실렸던 모양이다.   

2013년 8월 22일 목요일

정보: 채프만 형제 국내 전시 + 쿠사마 도록


yBa 작가 리스트는 미학적 호오를 떠나서 문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큰데, 그 중 제일 꽂힌 작가를 꼭 고르라면 나는 Jake & Dinos Chapman 인데, 송은 아트스페이스(압구정로 75길 3)에서 내일부터 연말까지 그들의 전시가 열린다.   

내일(8.23 금)이 공식 오프닝이고 오후 4시에 작가 대화도 있단다. 나는 일정상 오후 6시께 가려 함. 



ps. 채프만 형제 전시는 추천하려고 올린 거구요. 전시 정보와는 무관하게 쿠사마 야요이 도록 필요한 분은 내게 미리 알려주시면 내일 전시장에 가져가서 드리거나, 언제고 신림역으로 오시면 그냥 드립니다.  대구미술관 쿠사마 야요이 개인전 서문을 썼더니 도록을 3부씩 보냈줬는데 난 한부만 필요하기 때문에 버리려고 분리수거 하려다가 행여 필요한 분 있을까봐 올립니다. 120쪽 분량으로 도판과 무려 4편의 글이 실렸더군요. 뭔 비평 글을 그리 많이도 청탁했노... 

0821 잡스 Jobs ★☆

8월21일(수) 14시. 왕십리CGV. 조슈아 마이클 스턴 감독 <잡스 Jobs>(2013) 시사회.

별점: 




비교적 근자에 전세계적 이목을 집중 시킨 실제 사건(아이폰의 대유행과 잡스의 이른 사망)을 영화적 소재로 택한 걸 꼭 기회주의로 해석할 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대감이 너무 큰 스티브 잡스 같은 소재를 갖고서, 일반적 기대치의 절반도 채워주지 못했다면 푼돈을 벌려는 기회주의적 시도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영화 <잡스>가 그랬다. <잡스>는 영화 제목과 잡스의 얼굴을 전면에 사용한 영화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관객의 값싼 기대감에 너무 많은 의존을 한다. 그런데 알맹이는 빈약하다. 더구나 전세계 애플 제품 사용자가 얼마나 많겠나. 영화 제작자 처지에서 전세계의 애플 신봉자는 영화의 잠재적 관객으로 간주될 법도 하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평균적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영화 도입부부터 직감으로 느껴질 정도다. 

누운 채로 창공을 바라보며 "우주란 대체 어떨까?"라는 심오한 독백을 하는 잡스의 예전 동료의 모습이나,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두 팔 벌린 잡스의 모습을 카메라가 패닝panning으로 돌려잡는 화면부터, 이미 실존인물에 대한 전기적 접근을 포기하고, 대중적 소구력에 의존하려는 질낮은 신비주의로 읽혔다. 신비주의와 더불어 지목될 수 있는 이 영화의 민폐를 들자면, 모든 출연진이 가세하는 오버액션의 남발이나 잡스의 어록으로 전해진 무수한 교조적인 대사들의 과잉이다. 가만 앉아서 보기에 거북할 정도다.  

아무리 실존인물의 전기를 다뤘어도 꼭 연대기적 접근을 했어야 하는 생각도 든다. 잡스의 어떤 면모에 집중하면 안됐을까? 더구나 잡스에 관한한, 이미 이런저런 정보를 통해 관객이 너무 많은 정보량를 지닌 처지인데, 굳이 그런 낯익은 정보들을 영화를 통해 초대형 화면 위로 재나열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만일 애플 제품의 열광자, 잡스 추종자여서 영화 <잡스>가 땡긴다면, 영화를 보느니 현재 사용 중인 애플 제품에 몰입하는 편이 나을 거라고 확신한다. 영화에 실망할 것이다(나는 애플 제품 미사용자임). 

애플이 설립 이래 이런저런 고초를 겪고나서 당대에 성취한 비즈니스의 과업을 짧은 지문으로 정리한 영화의 마무리 화면은, 감독이 이 영화를 어떻게 맺음해야 하는지조차 몰랐음을 말해준다. 이 마지막 장면 때문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고, 지문이 올라오기도 전에 많은 시사 관객들이 극장 밖을 나왔다. 


* 해외 영화비평 사이트 Rotten Tomatoes도 영화에 별점 ☆을 줬다. 

2013년 8월 21일 수요일

사진의 사실 편집술



사진이 붙잡아둔 결정적 순간은 가공된 해석을 때로 사실로 굳힌다. 
상단은 작년 11월 쿤스트독 전시 뒷풀이(엮인글)에서 사진가 노순택과 내가 대화하는 순간을 앞자리에서 찍은 사진이란다.
8월18일 저 사진을 카톡으로 전송 받았는데, 이 장면을 찍은 사진가 김흥구가 덧붙인 해석은 이랬다고 전한다. 
=> '이별을 통보받고 괴로워하는 모습'

오올~. 사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동력은 유머와 곡해를 뒤섞는 사진의 편집 생리.

사진이 붙박은 결정적/우연적 순간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두 인물의 처지를 묘사할 때 단골로 동원된다.
하단은 지난주 <시사인> 표지. 명박이와 박근혜가 서로 고개를 돌린 순간을 놓치지 않고 붙든 이 우연적 사진은 현실에서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정치적 거리감으로 인해,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는 제호와 설득력있게 호흡을 나눈다.

어떤 논평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에 사진은 새로운 진실을 쉽게 덧댄다. 


ps1. 웃자고 올린 글. 괜히 진지해지기 말기.
ps2. 우리 '관심병 환자' 명박이는 요새 뭐하며 지내나. 난처한 반정부 시국에서 자신의 2008년이 연상되서 숨 죽이는 중? 



2013년 8월 20일 화요일

1일 1식, 4달의 결과




금년 4월1일부터 주5회 1일1식을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  1일1식 첫 한달 마감 포스팅

올 여름 유럽 여행 중에도 주5회 1일1식은 꾸준히 유지했다. 
나는 1식의 타이밍을 저녁 시간대로 잡는데, 아침을 제공하는 호스텔과 민박이 있어서 그 곳에 머무는 기간은 일시적으로 1식 타이밍을 아침시간대로 옮기기도 했다. 

그런데 여행 중 성가신 문제가 생겼다.  1식으로 살이 꾸준히 빠져서 한국에선 딱 맞던 바지가 유럽 여행 중 자꾸 흘러내리는 사태가 발생한 거다(엮인글). 어렵사리 현지의 실-바늘 가게를 찾아 허리폭을 줄였는데, 귀국 후에는 여름에 입을 바지들의 허리 사이즈를 모조리 줄여야 했다(허리띠 착용이 번거롭고 싫어서). 

많이 궁금하실 거다.  1일1식의 체중감량 효과가 어떤지. 살 혹은 허리가 얼만큼 줄었는지. 
1일1식을 처음 시작한 4월1일, 허리 사이즈를 미리 측정해 두지 못했다. 조금 늦었지만 4월9일 허리 사이즈를 처음 쟀다. 아마 그 사이에 좀 많이 빠졌을 텐데.

어쨌건.... 4월9일 잰 허리둘레는 93cm. 
그 후로 3주 지나서 쟀을 때 90cm로 줄어 있었고, 7주째에는 86cm로 처음보다 7cm가 줄어 있었다. 
즉 매주 1cm씩 허리둘레가 준 셈이다. 이번 여행 중 바지가 흘러내려 유럽에서 바느질로 손질하는 소동도 벌어진 터라, 나도 궁금해서 귀국해서 허리 둘레를 다시 재봤다. 83cm. 바지가 흘러내리는 게 당연했다. 처음 쟀을 때보다 10cm가 준 거다. 옷장에 있는 모든 바지 사이즈를 줄여야할 판. 



* 4월9일 허리둘레 93cm   ==>   8월13일 83cm 

** 허리둘레의 가시적인 효과 외에, 주5회 1일1식은 식욕을 포함한 여하한 욕구 앞에 초연해지는 심리 효과도 만든다. 

*** 여행 중 하루 한끼만 챙기니 북유럽 물가 비싼데도 식비를 많이 아끼게 되었다. 

2013년 8월 16일 금요일

잠깨운 보험 전화

시차 적응을 못해서 아침에 겨우 잠들어서 오후에 깬다. 그리고 낮부터 저녁까지 중간에 듬성듬성 잠 드는 일과가 4일 정도 지속되고 있다. 그럴 만하다. 귀국을 8.11일 했으니. 오전 11시가 조금 지났을 때 전화가 울려서 잠에서 덜 깬채로 받았는데, 생소한 목소리가 내 실명을 부르는 게 아닌가. 나는 상대방이 실명을 부르면 냉담해진다. 십중팔구 광고 전화여서다. 그런데 나랑 옛날에 정신분석 스터디를 했다며 아무개 라며 자기 이름까지 밝힌다. 십수년전 대학원 수료 후 스터디를 몇번 조직한 적이 있고, 희성의 이름이라 어렴풋 기억났지만 얼굴까지 떠오르진 않았다. 바로 용건에 들어간 통화 내용은 나를 황망하게 했다...


아무개: 언제 만날 수 있어요? 
나:  왜요?
아무개: 제가 다니는 회사와 관련해서 의논드릴 일이 있어서요.
(회사 일로 내가 관련되는건 미술관련 청탁이 전부인데, 내 실명을 부르면서 회사일이라면 그건 아닌 거다)
나: 어떤 일인데요?
아무개: 그냥 직접 만나서 얘기하려고요. 괜히 부담 느끼실까봐요. 
나: 저도 개인 일정이 있기 때문에 용건을 미리 알아야 나가죠.
아무개: 괜찮은 보험상품이 있어서 소개시켜드리려고요.
나: 저는 보험 가입 안해요.
아무개: 정말요? 왜요?
나: 대학 동기 중에 보험사 직원인 친구들도 부탁했지만 거절했어요. 안합니다.
아무개: 너무 좋은 거에요. 너무 괜찮아서 저도 가입했거든요. 
나: 그야 보험사 직원이시니까 당연히 가입했겠지요.
아무개: 너무 좋아서 가입하고 이 일도 하는 거에요. 
나: 안합니다. 
아무개: 결혼 하셨죠?
나: 아뇨. 
아무개: ......음.....결혼 안한 사람한테도 참 좋은 보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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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짧을 실랑이)

아무개: 그럼 다음에 다시 전화를 드릴께요.
나: 보험 때문이라면 전화하지 마세요.
아무개: 아 왜요... 너무 좋은 보험이라서.
나: 싫다고 의사를 밝힌 사람한테 이러는 건 실례입니다. 잘 아는 사이도 아니면서.
아무개: 잘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부탁을 하는...
나: 그러니까 실례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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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곤 전화를 끊었는데, 나중에 당시 함께 그 스터디에 참가했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다니던 대학에 음대가 있었는데 음대생이었단다. 그러자 기억이 어렴풋 났다. 실기가 아니라 이론 전공 학생이었던 걸로 기억나지만 얼굴은 결국 떠오르지 않았다. 잠결에 받은 황당한 전화에 잠이 깨고서 화도 났고 황망한 기분이 들었다. 생업이 중요하다지만, 13년전 스터디 모임으로 잠깐 만난 사람에게 전화 걸어서 무작정 만나자고 제안하다니.... 설령 내가 시간 쪼개서 나갔다면 보험 상품 강매자와 만날 뻔했지 뭔가. 그녀는 심지어 당시 스터디를 함께한 다른 사람들의 안부까지 내게 묻고 있었다. 그래서 "그 사람도 보험같은 거 가입 안할 사람이에요."라고 만류하기까지 했다. 자기가 지인들에게 인연을 매개로 무슨 실수를 저지르는지 그녀 스스로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딱했고, 그런 상품을 직원에게 강요하는 보험회사의 시스템이 혐오스러웠다. 

0812 왕가위- 일대종사 ★★☆ + 루이스 리터리어- 나우 유 씨미 마술사기단 ★★★★

* 귀국 다음날(8.12 월- 엮인글) 음주 하다가 필름이 끊어진 데에는, 시차 부적응 상태에서 하루 동안 무리한 일정을 짠 탓이 큰데, 당일 영화 시사회 두편을 위치가 다른 극장 두 곳에서 연이어 관람한 게 한 요인이었다. 사실 영화를 두 편씩 보기로 결심한 데에는 낮시간 강제로 뜬눈으로 보내는 것이 시차 적응에 도움을 주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2012년 귀국 후에도 '신디영화제' 심사 때문에 4일간 아침부터 밤까지 영화를 봐야만 했는데, 덕분에 시차가 적응되고 말았다. 
아무튼 8월12일 무리하게 본 영화를 느지막이 정리한다. 왕가위 영화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저녁 일정까지 시간이 비어서 끼워넣듯이 본 <나우 유 씨미>는 볼 만했다.  

  

8월12일(월) 10시30분. 왕십리CGV. 왕가위 감독 <일대종사 The Grand master>(2012) 시사회.

별점: 
  





남과 북 무림 사이의 권법 경쟁, 항일 전선이라는 시대상, 권법에 가려 깊이 개입되지 않고 우회적으로 묘사되는 남녀상열지사. <일대종사>의 큰 그림은 이렇다. 한국관객이라면 캐스팅 명단에 뜨는 송혜교라는 낯익은 한국 배우도 관전 포인트일지 모르나, 배역의 비중이나 출연 빈도는 매우 낮으므로 큰 기대는 품지 말고 보자.   

왕가위 감독의 영화 세계를 90년대 만들어진 영화(아비정전, 동사서독, 중경삼림, 타락천사, 해피 투게더)에 한정시켜서 이해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신작 <일대종사>을 통해 왕가위를 연상하긴 어렵다.  물론 왕가위의 전작들과 신작이 접점을 찾아야 하는 건 아닐 것이나, 90년대 국내에서 일었던 왕가위 붐을 생각하면 <일대종사>의 별별적 매력은 낮은 편이다. 

중절모에 창파오(?) 차림에 정적인 자세로 대련에 임하는 엽문(양조위)의 모습은, 적과 조용히 마주 서서 권총을 뽑아드는 서부극의 유형이나, 영화 <매트릭스>에서 네오의 차림새를 연상시킨다. "쿵푸는 수평과 수직이다."라고 간단히 정리하는 염문의 화두는, 본래 의미야 어떻건 대련할 때 인체를 기계처럼 작동시키는 동양 무사들의 손과 발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 전통 무술 영화로부터 서부 활극이나 서구 SF액션물을 떠올리면서, 서구에 의해 근대화를 피동적으로 이룬 중국 대륙의 자존심을 읽게 된다. 중국이 보유한 기계주의(적 인체)를 대중영화를 통해 항변하는 인상이랄까. 서구화된 자존감. 

영화에서 인생을 빗대기 위해 요리를 알레고리처럼 차용하는 무수한 말들은 영화를 교조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런 점이 90년대 왕가위의 경쾌한 영상 감각과 차이점을 만든다. 물론 감독이 90년대 미학을 승계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건 감독 마음이지. 평가하는 게 관객 마음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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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2일(월) 14시. 롯데시네마 건대루이스 리터리어 감독 <나우 유 씨미 마술사기단 Now you see me>(2013) 시사회.

별점: 








시사회장까지 가서 표까지 받아 들고서 벤치에 앉아서,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잠깐 고민까지 했던 영화다.  
귀국 다음날이라 시차부적응으로 피로가 몰려온데다가, 해외에서 긍정과 부정이 뒤섞인 평가를 받았다는 정보를 극장에 오기 전에 봤기 때문이다. 내가 본 인용에 따르면 "무수한 의혹들이 만족할 만큼 해결되지 않은 채 영화가 끝나버린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그냥 관람했고, 그럭저럭 볼 만한 영화였다고 판단했다. 

높은 점수를 주는 데에는 속사포 같은 화면 전개와 대사로 쉴 틈 없이 술술술 영화를 따라 보게 되는 점, 스토리텔링의 재미도 적지 않은 점, 또 마술의 허구를 영화라는 허구 안에 담아 영화의 자기지시성을 숨긴 것처럼 보인 점 등이 있다. 극중에는 마술사의 사기를 잡아내는 인물, 태디어스(모건 프리맨)가 나오는데, 나는 은근 그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실제 현실 속에서 초능력과 마술 사기단의 속임수를 폭로하는 제임스 랜디의 분신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팅에선 밝힐 수 없는 두가지 반전이 마지막에 배치되고, 그 내용은 내 소신과는 배치되지만, 맘에 들었다. 마지막 반전 구성의 짜임새가 맘에 들었고, 엔터테이닝으로써의 영화의 역할을 이 영화가 잘 수행한 점도 고득점을 받을 요건이라고 나는 봤다. 

* 영화 속 카 레이싱 장면, 꽤 볼 만했다. 
** 모건 프리맨 못지 않게 연기력 때문에 자꾸 눈이 간 배우는 우디 해럴슨이었다.  

2013년 8월 15일 목요일

2013 북유럽+서유럽 숙소

* 금년 외유는 7월23일~8월11일까지 북유럽 3개국/4도시와 서유럽 2개국/3도시를 도는 계획으로 짰다.
북유럽은 코펜하겐(덴마크), 오슬로/베르겐(노르웨이), 스톡홀름(스웨덴)이, 서유럽은 밀라노/베니스(이탈리아), 제네바(스위스)가 포함되었다. 북유럽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예산을 최소화 시킨 평소 버릇대로, 숙소와 이동수단들이 선택되었다. 비행기는 무려 7번이나 탔는데 이 중 5회는 유럽 내에서 단거리 이동하는 저가항공을 이용했다. 

북유럽+서유럽에서 저렴한 숙소를 이용하려고 작년 포르투갈 여행 때 처음 경험한 현지인 민박을 최대한 선택했다. 현지인 민박은 air bnb라는 앱을 통해 주선된다. air bnb 의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그곳에 등록된 민박들이 선택되는 구조다. 이번 총 7개 도시의 숙소 가운데 air bnb를 통해 예약한 민박은 총 4군데(코펜하겐, 오슬로, 베르겐, 밀라노). 




1. 코펜하겐(7.23~7.26 / 3박4일): '돌발 사고'가 발생해서 예약한 집에서 잘 수 없었다. 그래서 각기 다른 거주지에서 하루밤씩 잤다. 

1박. Ronni의 집 방에서 그의 배려로 무료로 잤다. Ronni와 여러 거주자들이 모여사는 일종의 다세대 주택 혹은 아파트. 




2박. Thorh의 거실을 무료로 씀, Thorh의 거실과 그의 집. 거실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아줘서 거기서 잠을 잤다. 






3박. YMCA호스텔 ☆ 코펜하겐의 마지막 밤은 Thorh가 소개시켜준 중앙역 인근 YMCA호스텔에서 유료로 잤다. 4인용 도미토리였는데 동숙인 중 한명이 코를 너무 고는 데다가 땀냄새도 심해서 숙박 만족도는 낮다. 더구나 12시30분까지 입실해야 한다거나 술을 마실 수 없다고 정한 내부 규정도 만족도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가격이 싸고 부엌을 이용할 수 있다.  






2. 오슬로(7.26~7.29 / 3박4일): 민박 
☆ 뭉크150년 전시가 열리는 오슬로에서 3박을 보냈는데, 주인이 웃는 얼굴을 짓고 있지만, 친절을 가장한 기본적 배려심이 낮은 사람이었다. 민박을 운영할 조건과 자질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다. 심지어 엉뚱한 집주소를 알려줘서 엉뚱한 곳에서 헤매다가 전화를 걸어서 진짜 주소를 받기도 했다. 기본이 안됐음.    




3. 베르겐(7.29~7.31 / 2박3일): 민박 
★ 민박 4곳 가운데 만족도가 가장 높다. 좁은 침실도 불편하지 않다. 가장 큰 장점은 부엌을 편히 쓸 수 있는 조건, 그리고 주인과 숙박인 사이의 프라이버스기 보장되는 점. 가격도 만족. 집을 전체적으로 고쳐서 민박사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려는 단계일 때 우리가 도착했더라.  





4. 스톡홀름(7.31~8.2 / 2박3일): Anedin hostel 
★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호스텔이다. 침실과 욕실은 좁고 불편하지만 기존 선박을 고스란히 숙소로 개조한 발상이 재미있다. 부족한대로 아침도 무료로 제공되며 무료 wifi가 잡히는 넓은 공용공간도 유익하다. 







5. 밀라노(8.2~8.5 / 3박4일): 민박 
☆ 아침을 무료로 제공하고, BnB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질 않은 초보라서 주인들이 우호적이다. 주인과 손님의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서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점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부엌 사용을 할 수 없고, 유럽지역에서 흔히 경험할 수 없는 '모기'가 많은 게 단점. 



6. 베니스(8.5~8.7 / 2박3일): 
Jan Palach Hostel  대학 기숙사로 쓰이는 건물. 방학 기간동안 한시적으로 호스텔로 전용되는 것 같았다. 가격은 저렴하고 아침은 제공되지 않지만 부엌을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처음 데스크를 찾아갔을때 "예약자 명단에 없다."는 말을 듣고 또 한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런데 나중에 오류로 밝혀졌다. 베니스 호스텔은 그럭저럭 다 좋은데, 방의 열기가 빠지질 않고 통풍이 안되서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이라는 것. 첫날은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 인근 Redentore성당 돌바닥에 누워 몸을 식혔고, 둘째날은 자다가 더는 참지 못하고 아침께 방 바닥에 천을 깔고 그 위에 누워서 몸을 식혔을 정도. 하지만 부엌을 공용으로 쓸 수 있고 숙박료가 싸기 때문에 다음에 베니스 올때도 '날짜(기온이 높지 않은 시즌)'를 골라서 다시 올 수 있다. 








7. 제네바(8.7~8.9 / 2박3일): Nash Ville Hotel  ★ 이번 여행 중에 유일한 호텔. 가격도 제일 쎄다. 카운터의 직원이 방이 남아서 가격보다 좋은 방을 주게 되었다며 의기양양 자랑하더라. 작은 스위트룸이었다. 이 호텔은 제네바 코르나뱅역 근처인데 역근처가 흔히 그렇지만 소수인종들이 모여사는 곳에 호텔이 들어서 있었다. 그래서 밤에는 술마시고 랩을 하는 흑인 청년들로 시끄럽기도 했다. 제네바에서 호텔에 묶게 되면 체류기간동안 대중교통을 무료로 사용하는 티켓을 받는다. 하지만 퇴실할 때 city tax라는 걸 별도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그걸 몰랐다), 결국 셈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