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0일 토요일

원형탐구 시리즈: 4도道4색色 (예악당)


4월19일(금) 19시30시. <원형탐구 시리즈: 춤, 마음의 지도, 4도道4색色> (국립국악원 예악당).


2013 국립국악원 정기공연을 봤다. 국립국악원 예악당 안에 입장해보긴 처음.  
제목처럼 권역별로 4지역의 춤을 선보이고, 마지막에 북의 울림이라 이름 줕인 집단 타악공연으로 매듭을 한다. 순서는 이랬다. 1.서울 경기(터벌림춤) 2.충청(태평무, 승무) 3.영남(동래학춤, 삼천포 소고춤) 4.호남(진도북춤, 진도씻김굿 中 영돗말이.지전춤, 살품이춤) 5.북의 울림 

전통춤 공연 관람은 매달 1회 갖는 웬 편집회의 자리에서 뵌 분(김영희.무용평론가)께서 초대를 해주셔서다. 


1.서울 경기(터벌림춤)은 귀신을 발로 차서 쫓는 동작을 춤사위로 수용한 건데, 무속신앙이 지배한 시대의 산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2.충청(태평무)는 손목 관절을 이용한 느린 춤이었는데 잰걸음사위 사위로 몸이 움직이는 모습은 서구의 탭댄스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2.충청(승무)는 독무다. 그래서 무대를 홀로 감당하는 안무자에게 연장된 긴 두 팔과 타악기를 두드릴 수 있는 스틱을 쥐어주는 것 같았다. 
3.영남(동래학춤) 해설에 따르면 한량들이 췄다고 하는데 나는 학춤이라해서 학의 가면을 쓰고나오는 줄 알았는데, 학탈을 쓰고 나오는 학춤은 궁중에서 전승된 학춤이란다. 동래학춤은 젊은 남성 안무가들이 폴짝폴짝 집단으로 점프하면서 도포를 휘날리며 시각적 효과를 내는 군무였다. 
3.영남(삼천포 소고춤) 가장 절도 있게 몇개로 나뉜조들이 장단변화를 주는 군무였는데, 안무가마다 작은 북을 들고 있어서 운신의 폭은 넓되, 자체 사운드를 낼 수 있는 점이 소고춤의 변별점 같았다. 호남춤 볼 때도 느꼈지만 이렇게 장단과 박자가 생생한 군무는 관객석의 호응이 따라야 할 것 같았다. 극히 소수의 관객만이 소리로 추임새를 넣곤 하더라. 형형색색으로 차려입은 의상은 과거에도 그랬는지 아니면 현대적 변형인지는 모르겠으나, 안무가의 화려한 의상이 소고춤 무대를 참여가 아닌 일방적 응시로 고정시키는 것 같기도 했다. 즉 객석을 정적으로 평정하는 예기치 않은 효과를 낳았을 지도. 
4.호남(진도북춤) 영남 소고춤처럼 관객석의 박자 대응이 필요할 것 같은 현장무용. 하지만 그런 참여가 현대 공연장의 무대매너와 왠지 충돌할 것 같다는 인상을 관객에게 줄 수 있다. 
4.호남(진도씻김굿 中 영돗말이.지전춤) 다원예술에서 보는 퍼포먼스처럼 느껴진 무대. 
4.호남(살품이춤) 이걸 볼때는 잠시 다른 생각에 잠겼는데 어쩐지 전통춤 공연도 무대예술을 새롭게 보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정태적이다. 왜냐하면 이 모든 전통춤이 본래 실행된 시공간은 현대적 공연장이 아니었을 테고, 관객 역시 의자에 오와 열을 맞춰 가만히 앉아 구경하는 것이 아니었을 테니까.  
5.북의 울림은 마지막 무대인데, 대중은 타악기 장단에 쉽고 고취되는 것 같다. 타악기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웅대한 타악 박자의 동기화로 안무가의 집단적으로 기계화된 절도미는 큰 스펙터클을 만들더라. 준기계미학은 어딜가도 대환영.  



 진도북춤. 공연 중 촬영은 금지인데, 객석 곳곳에서 태연히 촬영하는 느슨한 분위기여서 나도 편승해서 두어장 조용히 기념 삼아 찍어봄. 전통춤 공연을 보며 느낀 건 관객과 정적으로 만나는 것 '원본의 취지'에 어긋날 거라는 거. 그래선지 전통춤 공연장의 객석에선 조용히 얘길 나누는 관객도 더러 있었고, 앉은 자리를 이동하는 모습도 다른 공연 때보다 잦았으며 휴대전화로 조용히 공연 모습을 담는 장면도 드물게 보였다.    

마지막 무대인 '북의 울림'이 끝난 직후의 커튼콜.  
국악 무용단 공연에도 커튼콜이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공연을 뛴 무용수 전원이 나온 것 같진 않고, 마지막 공연 '북의 울림'팀과 무용단의 원로과 예술감독 급 되는 인물이 무대 앞으로 나와 객석에 인사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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