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0일(금) 14시. 아트선재 시네마. 구스타보 타레토 감독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Medianeras>(2011) 시사회.
별점: 보류
영화 도입부에서 꽤 긴 시간동안 혼성적인 건축 양식으로 뒤덮힌 도시의 초상를 보여주며 그것이 한 사회의 성향과 유비시킨다. 이 도입부가 흥미를 촉진시켰다. 구성도 유쾌한 편이다. 한데..... 내가 그만 며칠 쌓인 피로감 때문에 후반부에선 졸고 말았다. 그래서 별점은 보류하기로...
스테디셀러 '월리를 찾아라 Where's Wally'를 다시 한번 주목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를 만든 영화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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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일(월) 14시. 메가박스 동대문. 한재림 감독 <관상>(2013) 시사회.
별점: ★★☆
근래 네이버에 배너 광고로 오랫동안 노출된 <관상>을 시사회로 보고왔다. 출연진들의 지명도의 총합에 비하면 만족감은 낮은 편에 속한다.
관상가 내경(송강호)의 정면상에 압도적인 비주얼을 얹으려 한건지, 포스터 속 내경의 얼굴상은 영화 속과는 달리 인지도가 높은 윤두서의 자화상을 차용해서, 얼굴 좌우로 털이 비죽비죽 튀어나와있다. 차용한 건 비단 윤두서의 자화상 도상만은 아닌 것 같다. 나만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나, <관상>의 도입부와 마무리가 영화 <아마데우스>(1984)의 구성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다. 심지어 '콰광'하고 시작하는 영화 도입부의 사운드가 <아마데우스> 도입부에 나오는 모차르트 교향곡 25번 1악장의 선율과 너무 닮았다. 또 수미쌍관으로 도입부의 노인이 극의 마지막에 다시 등장해서 영화의 전체 전개부를 노인의 '회상'으로 처리한 구성도 <아마데우스>를 연상시킨다.
조선조의 권력 쟁투를 시대 배경으로 삼되, 전근대기에 관상학이라는 미신이 대중과 권력자들에게 행사했을 영향력을 허구적 상상력으로 풀이한 점은 재밌다. 한데 극중에서 관상이라는 미신을 불신뢰하는 관상가 내경의 아들 진형이, 영화 전개에서 안티테제의 역할을 맡지 않고 허망하게 사라지는 용두사미는, 극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호기를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대중적 호소력은 높을 것이다. 인체 중에서 가장 높은 값울 쳐주는 얼굴의 지도와 얼굴의 공식으로 부터 세속적 출세을 읽는 묘법에 관해 다루기 때문이다.
* 인물의 성정을 호랑이나 이리에 빗대는 관상가의 풀이법은 서구에서 성인을 속성attribute로 상징하는 것과 조응할 것이다.
** 나는 이 영화를 시시하게 본 축에 속하는데, 시사 관객석에서 어떤 장면에선 자주 웃음이 터져나왔고, 어떤 장면에선 눈물을 훔치는 관객까지 봤다. 이런 상황에 직면할 때면 취향의 편차 혹은 대중적 기호에 의해 좌우하는 영화의 운명 앞에서 비평의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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