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0일 화요일

0909 컨저링 The Conjuring

9월9일(월) 16시30분. 왕십리CGV. 제임스 완 감독 <컨저링 The Conjuring>(2013) 시사회.

별점: 







남미 지역 영화 포스터.


금주 시사회 일정표에 적힌 영화 목록에 대해 평점을 검색해본 결과, 까다로운 평점으로 정평난 Rotten Tomatoes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영화였다. 이 영화만은 별도의 참석 신청을 제출해야 시사회를 볼 수 있다는 단서도 붙어있었다.  

실존했던 퇴마사 부부 에드 & 로레인 웨인Ed and Lorraine Warren이 겪은 실화에 기초한 영화라고 영화 포스터에도 적혀있고, 영화 마지막 장면에선 '귀신은 허구가 아니다'라는 에드 웨인의 '귀신론'이 인용되면서 한번 더 강조된다. 그런 크레딧은 불필요하고 교조적으로 느껴진다. 초자연현상에 관해 회의적인 관객(가령 나)에겐 이 영화가 '실화가 기초했다'는 강조점이 도리어 군더더기나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별점 셋을 주기로 한 건, 영화 카피라이트('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에 도달한 작품이어서다. 나는 이 카피라이트를 보질 못한 채 관람을 했는데, 보는 내내 두려움을 시각 장치없이 청각 자극으로만 확보하는 점에 주목했다. 한마디로 '사운드 아트'로 공포영화의 백미를 보여준 점을 높이산 거다. 시계 소리, 문 소리, 바람 소리 등 일상적 사운드의 적절한 배치만으로 관객의 신경을 조여온다.   

공포영화의 일반 공식이 그렇듯, 등장인물을 연신 근접 촬영하는 카메라의 시각 역시 난데 없이 뭔가 튀어나올듯한 두려움을 조성한다. 그렇지만 뭐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일은 많지 않다. 그래서 더 불안. 

* 그렇지만 초자연 현상을 믿지 않는 회의주의자에겐 시각적 불안감보다 소신에 대한 이견 때문에, 불편한 영화일 수 있다.   

** 과학(광학)에 의존해서 1. 현상을 허구적으로 재구성하고 2. 관음적 시각으로 두려움을 조성하며, 지어낸 이야기가 관객 다수의 묵인으로 작동함과 동시에 관객의 기대감이 오히려 연출가로 하여금 지어낸 이야기를 더욱 부풀린다는 점 등으로 인해, 공포물은 장르 영화라는 분류를 떠나서 영화라는 예술의 생리와 닮은 점이 많다. 

*** 공포영화니 이 정도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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