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하루 일과를 간추리는 게 낫겠다.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기 때문에 더더욱.
=> 이 포스팅 부디 많이들 RT 해주십시오. 사실 관계를 널리 알려야 하므로....
4월1일 하루 나의 예정된 일정은 대략 이랬다.
1. 강의(14시~16시 세종대) → 2. 아스코 프리뷰 전시회 방문(17시30분~신사동) → 3. 영화 '만신' 관객과의 대화 (19시30분~22시30분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 → 4. 귀가(조원동)
4월1일 자정에 만우절 거짓말 글을 올리자 덧글이 쉴 틈 없이 매달리더니 고작 몇시간 만에 덧글 100개를 돌파해버렸다. 3시간여 자고 깨어나 보니 이미 160개가 달려 있었고 무엇보다 '웃길 목적으로' 올린 만우절 농담에 '진실이라 믿고 축하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었다는 거다. 한 언론사에서도 "만우절이지만,,,, 혹시 진짜에요?"라고 확인하는 전화가 걸려왔고, 누나마저 "모야? 진짜야??"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게시물에 매달린 200여개의 덧글 가운데 진심어린 축하 인사를 다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전파 속도도 빨라서 세종대 강의실에 들어가니까 학생들이 "장관 되셨다면서 오늘 수업 해요?" 라고 웃으며 말하는 게 아닌가? 평소 내 블로그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천5백명 내외이다. 그런데 오후12시에 이미 1만7천명을 돌파했고, 23시56분 현재 2만8천998명이 다녀간 걸로 뜬다. 사태를 진화시켜야 할 것 같다고 느낀 건 세종대로 이동하는 자전거 위에서 였다.
그래서 세종대 수업을 마치고 '아트 스타 코리아 프리뷰 전시회'가 열리는 신사동으로 이동하기 앞서, 짧은 시간을 이용해서 강의실 컴퓨터로 '진중권 교수 특별 기고문'을 신속히 작성해서 앞선 기사들이 만우절 거짓말임을 밝히고 강의실을 나왔다. 황급히 작성한 글이어서 장관 인선 거짓말 포스팅보다 글의 질감이 많이 떨어지는 건 그 때문이다.
★ 이번 사태에서 배운 점...기타
- 이번 만우절 포스팅의 의도는 '웃길 목적'이지, '속일 목적'이 전혀 아니었다. 속으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관련뉴스'에서 이미 충분히 거짓말임이 노출되고 있다고 믿어서다. 관련뉴스에 뜨는 '소녀시대 윤아와 나의 열애설' 따위가 도무지 말이 안되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밖에서 만나 이번 글에 속았다고 털어놓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소시 윤아와의 열애설까지도 진짜로 믿었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흑.
- 사람들은 기사를 읽을 때, 꼼꼼히 보기 보다는 큰 제목을 통해 전체 분위기를 대충 파악한다는 걸 알았다.
- 만우절 소동 포스팅은 기생충학자 서민 교수의 작년글에 고무되어 작성한 것임을 밝힌다 => http://seomin.khan.kr/190
★ 4월1일 하루 블로그 방문자 통계치와 유입 검색어를 보고 혼자 웃겨서 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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