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30일 수요일

0429 디태치먼트 Detachment ★★★

4월29일(화) 10시30분. 롯데시네마 에비뉴엘 <디태치먼트 Detachment>(2011) 시사회.

별점: 






부모의 보살핌에서 소외된 아이들만 모인 문제아 학교, 그 학교에 임시 발령 받은 비정규직 교사의 아이들을 향한 진정성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그래서 일반적 교육현장를 배경으로 삼은 여느 교육 영화들과 대등하게 비교하고 평가하긴 어렵다. 영화 속 설정만 따른다면 문제의 정중앙은 교육 현장이기 보다 문제아를 방치한 문제부모들과 어디서 부터 손봐야 할지 알 수 없는 사회 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난감한 상황을 뒤집어 쓴 <디태치먼트>(제목부터 '무심함')에서 감독이 주력하는 정서는 보살핌인 것 같다. 보살핌의 전도사는 물론 비정규직 교사 헨리 바스(애드리언 브로디 분)인데, 그는 병원에 입원한 치매 노인(자신의 할아버지? 혹은 아버지?)과 교정에서 통제불능인 학생들, 거리를 방황하는 매춘부 소녀를 대등한 애정으로 보살피는 인물. 

교사들이 손을 놓은 문제 학생들에게 접근하는 비정규직 교사 헨리 바스의 남다른 인내력의 동력은 성장 배경에 있다. 그의 유년시절은 보살핌이 결여된 걸로 묘사된다. 영화에서 미성년 매춘부로 출연하는 에리카(사미 게일)에게서 <택시 드라이버>에서 동일한 배역으로 출연한 조디 포스터가 연상되는데, 에리카를 자기 집에서 머물게 배려하는 바스와 그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에리카의 감정 변화를 통해, 중년 남성과 미성년 소녀가 한 시공간에 놓였을 때 쉽게 감지될 이성애적 긴장감이 흐르기 마련인데, 관객이 예상하는 수순을 이야기는 밟지 않는다. 그런 정상적 도약이 발전되지 못하는 것도 바스의 유년시절이 관계한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엄마의 짧은 보살핌이 기억 속에 각인된 바스의 유년시절은, 미성년 매춘부에 대한 자신의 배려와 병렬 배치된다. 

교육현장이라는 난문제를 다뤄선지 <디태치먼트>는 이런 저런 영화제에 초대 받거나 수상을 한 모양이다. 그렇지만 극중의 인물 간에 빚어지는 오해와 이야기 전개에서 도약이 심할 때가 많다. 또 헨리 바스의 독백만 따로 편집된 화면에서는 교조적인 어조가 너무 강하다. 무엇보다 평점을 주기 어려운 이유는, 영화가 늘어놓은 해답 없는 교육현장과 그런 현장에서 일 개인이 발휘하는 남다른 배려심. 이런 이야기 전개를 통해 연출자가 내놓으려는 메시지를 파악하기 여렵다는 점이다.   


* 미성년 매춘부 에리카의 섹스어필은 가터벨트 스타킹 차림의 체형과 단발머리와 짙은 눈화장으로 급상승한다. 이 미성년 매춘부 역을 맡은 사미 게일은 고작 14살(1996년생) 때 이 배역을 연기했단다. 
** 치기 어린 격정으로 넘쳐나는 교정에서 차분하게 대처하거나, 능청 맞게 사태를 모면하는 교사로 <대부>의 첫째 아들로 출연한 제임스 칸이나 <킬빌>의 마피아 두목으로 나오는 루시 리우가 출연한다. 워낙에 센 배역이 각인시킨 인상 때문에 이 영화에서 그들의 연기를 보면 긴장 어린 대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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