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8일 토요일

1017 다이빙벨

10월17일(금) 14시. 씨네코드 선재 <다이빙벨 The truth small not sink with Sewol>(2014) 시사회.

별점: 보류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 반대 기류에 부딪혀서 오히려 화제가 된 '세월호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시사회를 다녀 왔다. 시사 문제에 예전처럼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지 2년이 되어가는 터라, 나는 세월호를 둘러싼 세세한 쟁점들에 어두운 채 지내고 있다. 그렇지만 다이빙벨이 심해 구조 장비로 현장 투입이 여러번 좌절 되었다는 사실 정도는 대략 알고 있었다. 

<다이빙벨>은 세월호 참사에 정부 당국이 임했던 부실한 천태만상을 '다이빙벨'이라는 구조장비의 관점에서 접근한 영화여서 복잡다한 사건의 전말을 이해 시키는 단순한 키워드를 퍽 잘 활용한 것 같았다. 

<다이빙벨>은 정부당국의 무책임도 고발하지만 무엇보다 그 이면에 더 큰 주제를 숨겨 놓은 것 같았다. 영화 감독인 이상호가 전현직 기자이기 때문에 동시대 한국 언론의 부실하고 무성의한 수준을 고발하는, 자기지시성이 강한 영화였다. '다이빙벨'이 어째서 사고 현장에 투입될 수 없었는지, 혹은 뒤늦게나마 투입이 결정된 직후에도 어째서 의미있는 성과를 보일 수 없는지 국민들이 알지 못한다. 그 이유를 이 영화는 현장에서 실상을 '매개해주는' 언론이 '현장에 가질 않고 정부당국의 발표를 그대로 기사로 옮겨 쓰는 수준의 보도'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이빙벨>에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모두 떠났다"거나, "사고 현장에 투입될 때도 이상호 기자와 고발뉴스를 빼면 다른 매체가 따라가지 않았다"는 내래이션이 여러 번 나온다. 

촘촘한 네트워크로 뉴스를 공유 하는 연결망의 세상에 살고 있지만, 1980년대 광주처럼 진짜 정보는 고립되고 있다. 광주야 그 지역을 정권이 고립 시켰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쳐도, 지금 세월호 사고 지역과 팽목항은 고립되어 있지 않음에도 사건의 실상을 당국과 언론이 고립 시킨다. 미디어 시대에서 실상을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은 어쩌면 예능방송 같은 선정적인 모티브로 포맷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방담 형식을 빌린 인기 시사 팟캐스트들이 지지를 받았던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일지도 모른다. 
기자 간담회 때 들은 얘기로는 <다이빙벨>을 보고,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시사 보도와 고발이라는 동일한 미션을 기자라는 정형화된 직업이 아니라, 영상 연출자라는 직업을 통해 이행하는 게 가능하거나, 혹은 훨씬 수월 할지도 모르는 형편이 되었다.  


* 다큐멘터리인 만큼 출연진들의 구어체 말투가 잘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 자막을 넣는 건 어떨까?

** 서울경제 기자였던가,, 하는 기자가 기자간담회 때, "세월호와 관련해서 다른 부분도 많은데, 왜 다이빙벨에만 집중했냐?"고 물었고 다시 "사고 이후 고작 6개월 지났는데, 언론 보도도 아니고 영화라면 좀 더 시간을 두고 준비했어야 하지 않냐?"는 질문을 하더라. 기자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다. 이런 돌머리를 달고 기자라고 자부심을 갖고 살거다 아마. 내가 대신 답해줄게 잘 들어.

A. 왜 다이빙벨만 다뤘냐고?  세월호라는 복잡다단한 참사의 문제점에 접근하는 명료한 진입로로 다이빙벨을 정한 거다. 이게 바로 연출력 인 거고, 그런 연출을 정하는 건 전적으로 연출자의 자유다.
A. 영화를 만들기에 6개월은 짧은 시간 아니냐고?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니까,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을 만든거지. 그걸 꼭 2년 후에 발표해야 되겠냐?    

=> 그 바보 기자가 쓴 기사를 찾아보니 역시...  서울경제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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