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21일 화요일

1020 16년만의 재회 + 아주 오래된 지갑의 두번째 분실과 회수 + 신경미학 '통찰의 시대'

10월20일(월). 하루 동안 있었던 에피소드.  


1. 16년만의 재회



21세기을 목전에 둔 1999년. 16년 전이다. 당시 철학과 학부에 개설된 '언어철학'을 대학원 신분으로 수강한 적이 있는데(수강신청 및 학점이수가 가능했음), 그 수업 때 우연히 나와 같은 조로 묶인 김현섭을 16년 만에 만났다. 당시 우리 조에게 배당된 논문은 버틀란드 러셀의 'On denoting'이었다. 나는 그 언어철학 수업의 진도를 전반적으로 더디게 따라간 학생이었고, 김현섭은 진도를 빼어난 솜씨로 따라잡던 영리한 학생이었다. 우리 조를 제외한 대부분은 철학과 재학생이었는데, 나처럼 철학과가 아닌 그는 법학도였다. 후일 법관으로 임용된 후에 다시 철학을 공부하려고 법복을 벗었다고 한다. 올 6월에 그가 보낸 메일을 받아보니 본교 철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있었다. 그가 밥을 산다 해서, 서울대 미대 수업을 마친 직후 미대 50동에서 만나 공학관 근처에 위치한 '라쿠치나'로 이동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긴 대화를 나눴다. 
사진을 촬영했는데 식당 매니저가 포커스를 뒷배경에 맞췄더라. 이래서 여러장 찍어야 하는거다. 그런데 이런 사진도 뜯어보면 뜻밖의 매력이 있다. 



2. 아주 오래된 지갑의 두번째 분실과 회수



- 함께 식사를 마치고 나와보니 지갑을 찾을 수 없었다. 식당으로 되돌아 갔지만 식당 매니저는 지갑이 없다고 말한다. 부산에서 분실한 후 우여곡절 끝에 되찾은 바로 그 지갑이다(엮인글). 분실했나보다 생각하고 도서관으로 내려왔는데, 그 식당에서 지갑을 주웠다는 연락을 늦게 받았다. 그래서 다시 식당까지 다녀와야 했다.  '라쿠치나'는 서울대의 최정상에 위치한 식당이어서 나처럼 발걸음이 빠른 사람도 오르내리는데 30분 이상 걸린다. 

- 지갑을 되찾아 내려오는 길에 교정에 내걸린 괴상망칙한 배너를 봤다. '좋은 교육을 위한 교수 모임'이라나. "남 걱정 말고 니네나 잘 가르쳐." 



3. 신경미학책 '통찰의 시대' 증정본 


RHK(랜던하우스 코리아)에서 신경미학관련 신간 <통찰의 시대>의 증정본을 보내줬다. 불과 얼마 전에 끝난 신경미학 포럼 참석도 그렇고, 관련 서적 증정본도 그렇고 내가 아주 오래 전 잊힌 관심사를 잠 깨우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다시 손을 대볼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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