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5일 토요일

1114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 ★★★★

11월14(금) 14시. 롯데시네마 에비뉴엘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 Billy Elliot the musical live>(2014) 시사회.

별점: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는 런던 웨스트엔드 극장에서 행해진 라이브 공연의 녹화 영상을 후일 편집해서 영화로 내놓은 것이다. 또 당시 런던 뮤지컬 공연을 전 세계 일부 국가의 극장으로 실시간 라이브로 중계하기도 했단다(제대로 들은 게 맞다면, 이 공연은 녹화 후전 세계 550곳에서 상영된다고 말하더라) 그런 때문에 이 영화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The Met: Live in HD(엮인글)과 일맥상통하며 혹은 록그룹 U2의 라이브 공연을 3D로 영화화한 <U2 3D>(2008)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실황 중계 영상물을 후일 영화로 재번역한 오페라나 공연 등의 선례를 보면, 뮤지컬이나 오페라 같은 구시대 예술장르가 미디어 시대에  생존하는 적응술을 보는 것 같다. 3시간에 육박하는 뮤지컬 공연 시간이 고스란히 영화관으로 옮겨온다. 그 때문에 영화 중간에 5분간 휴식이 주어지는 특이한 영화였다. 무대 공연을 스크린으로 옮긴 점에선, 시작과 끝을 비좁은 연극 무대 안에서 마무리 한 <도그빌>이 떠오르기도 한다.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으로 성공할 만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 탄광 지역 노사 갈등을 배경으로 둬서, 장래가 불투명한 탄광 태생 소년의 입지전적 성장이 대비감을 이룬다. 이런 스토리텔링도 관객의 공감을 얻기 쉽고, 파업한 노조의 남성적 완력과 여성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는 고전 무용에 소년을 가세하게 만든 상황도 절묘한 균형감을 주며, 3시간 여를 끌어갈 동력을 배우의 노래와 현란한 안무에서 구하는 점도 엔터테인먼트로 부족함이 적으, 타고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여건에 몰리는 소년 엘리어트을 격려하려고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던지는 메시지들이 - "네 스스로 유행과 트렌드를 만들라." "남의 시선 신경 쓰지말고 자기 표현에 집중해라." "평생을 네 스스로로 살아가야 한다 always be yourself." - 자기 삶을 갱신하려고 다짐한 세상의 무수한 다수에게 친숙한 충고인 점도 감정이입을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2014년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로부터, 2000년 처음 개봉한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봤을 때 느낀 임팩트를 나는 얻지 못했다. 뮤지컬 공연을 영화 카메라로 디테일까지 확대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배우의 감정과잉을 증폭되는 효과가 있는데, 감정과잉을 싫어하는 나 같은 관객에겐 부담스러운 점이다. 또 서정적인 단조풍 대사와 선율이 많지만 <레미제라블>만큼 깊은 인상을 남길 대표곡이 떠오르지 않는 점도 문제라면 문제였다. 이 영화는 비록 안무를 주무기로 하지만 대표곡 'electricity'마저 선율이 와닿진 않더라. 'electricity'는 가사가 맘에 들었는데 형언하기 어려운 예술의 일반론을 쉬운 대사로 푼 것 같아서다.   

뮤지컬 특유의 감정과잉이나 대중적인 감정에 호소하는 대사와 구성이 식상하게 느껴졌으나, 큰 불평없이 감동과 즐거움을 얻을 영화다.     


* 소년 빌리에게 무용의 묘수에 대해 '테크닉과 자기 표현의 총체'라고 일러주는 장면이 있는데, '테크닉과 자기 표현의 총체'일때 최상인 건 무용 말고 모든 종류의 예술과 비평도 해당할 거다.   

* 영화 속 빌리의 엄마가 남긴 편지에서 어떤 힌트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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