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6일 목요일

시사회. 부비동염. 이사. 카메라.

근래 방문자 한분이 영화 '인터스텔라'를 시사회로 본후 평을 올려달라는 덧글을 남겼다. 한데 시사회 일정을 확인해보니 내 일정과 맞질 않아서 이미 놓친 영화였다. 

배송 온 금주 <씨네21>을 펼쳐보다가 16편의 개봉 영화를 별점과 소개하는 '20자평'을 봤다. 별점 대상인 16편 중에는 '인터스텔라'도 있었고, 역시 일정 문제로 놓친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보이후드'도 보인다.  

금주 소개된 16편 중에 내가 시사회로 본 영화는 '내가 잠들기 전에' 딱 1편 밖에 없다. 예전 같았으면 <씨네21>의 '20자평' 속 16편의 개봉작 중에서, 많을 때는 절반이 넘는 영화를 시사회로 챙겨봤던 불과 2달 전 상황과 대비 된다. 

시사회를 종래 만큼 챙기지 못하는 데엔 8월말 감염되어 여태까지 고생을 이어가는 급성 부비동염으로 집안에 우울하게 갇혀있던 탓도 있다. 내 후각/미각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어제 보라매 병원에 다시 예약을 잡아뒀다.  

시사회를 못 챙긴 또 다른 이유는 관악/동작과 결별하는 이사를 전후로 분주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짐정리를 마치지 못했다. 짐 가운데에는 누나 작업실에 몇 달간 보관한 LP판도 있는데 LP를 정리하다보니 얼마 전 사망한 신해철이 관여한 초기 음반들이 많이 보인다. '무한궤도' 1집(1988)도 나오고, 신해철의 솔로 1집(1990)도 나오고, N.EX.T는 더 많이 나온다. '무한궤도' 재킷은 80년대 패션을 차려입은 멤버들이 고색창연한 사진도 수록되어 있고, 멤버 중에 015B의 정석원의 모습도 보이는데, 재킷을 찍어서 올릴 카메라가 지금 내게 없다. 

캐논 500D에 부착된 단렌즈가 파손 되어서 서비스센터에 맡긴 상태. 스마트폰이 없어서 묵직한 DSLR을 거의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데, 카메라의 공백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잡아두려고 더러 꺼내서 뭔가를 찍곤 했는데, 그걸 지금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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