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0(목) 14시. 롯데시네마 건대. <빅매치>(2014) 시사회.
별점: ★☆
시사회 상영 직전에 영화사 관계자가 스크린 앞으로 나와 무대 인사를 했다.
인사 내용은 "오락을 중심에 두고 재미에 집중한 영화"라는 것이었고, "빅 시즌에 해외 대작들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영화를 내놨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본 후 누군가 이 영화에 대한 재미 여부를 묻길래 내가 해준 답은 이런 것이었다. "영화를 본 후 재미삼아 평점을 매기는 건데, 대중 기호와 내 기호 사이의 격차를 느낄 때가 요즘 특히 많다. 나는 너무 황당하고 시덥지않게 본 영화에, 박장대소하는 일반 관객의 모습을 볼 때 그런 격차를 느낀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볼 때 내가 살핀 시사회 관객의 일반적 반응은 미지근했다."
외화 <스피드>처럼, 멈출 수 없이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위험에 맞서야 하는 어느 격투기 선수 모험담이다. 아무리 장르영화가 관객이 영화의 허구적 설정에 묵인을 하고 들어가는 거라지만, <빅매치>는 이야기 전개의 개연성은 매우 낮고, 출연진 대부분이 구사하는 유모는 대부분 슬랩스틱으로 수렴된다. 그 점이 보는 내내 나를 짜증을 나게 만들었다. 공감하기 힘든 설정과 사건의 발생을 위한 무한한 우연의 일치들이 기다리고 있다. 무모한 도전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을 기다린다. 컨베이어 벨트가 밀어내는 일감의 기계적인 순서처럼 무한한 도전들이 주인공 앞에 밀려오지만, 긴박감을 느낄 수가 없다. 또 외화 <베트맨>의 악역 '조커'를 흉내낸 듯한 악역 '에이스'(신하균)의 캐릭터에서 독창성 없이 빈약하 상상력을 발견한다. '보아'처럼 아시아권 스타 가수를 이런 오락물에 배역을 맡긴 것도 안일해 보였다.
'대중적 기호에 부합한 오락과 재미란 게, 고작 빈약한 상상력에 스타 두어 명을 결합시킨 화면'이란 말인가? 이런 허탈감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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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0(목) 17시. 메가박스 코엑스. <Chaplin: Leipziger Ballett>(?) 시사회.
별점: 보류
극장에 들어서기 앞서, 누군가를 극장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연신 길을 못 찾아서 예상 못한 정신적 아노미 상태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불행히도 객석에 황급히 들어간 후에도 영화에 신경을 쏟질 못하면서 봤다는 것. 현대 무용 라이브 공연을 촬영해서 스크린으로 이동시킨 영화다. 대사 없고, 배우(무용가)의 인체 움직임만으로 스토리를 추론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게다. 중절모, 시계태엽 기계처럼 움직이는 몸 동작, 지팡이, 앞코가 튀어나온 구두, 콧수염.... 채플린의 고정된 소품들은 그를 어떤 구도로 치환해도 손쉽게 상용화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드는 것 같다.
무용 라이브 공연을 스크린으로 본 거지만, 공연을 보는 현장의 관객들도 '박수를 쳐야하는 타이밍'을 잘 몰라서 주저하는 낌새를 스크린 너머로까지 느낄 수 있었다. 궁금했던 두 가지는 Samuel Barber's Adagio for Strings같은 단조풍으로 이 희극배우를 내세운 무용극의 대미를 장식한 이유를 통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것과, 이 현대 무용극이 스크린으로 확대 되었을 때의 생길 효과가 무얼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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