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7일(화) 14시. 용산CGV. 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 <겨울왕국 Frozen> (2013) 시사회.
별점: ★★★★
기본 포맷이 가족관객을 배려한 권선징악을 지향하기 마련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평소 호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갈등이 종국에 해결되리라는 익숙한 관람 경험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여하한 애니메이션 시사회를 거들떠보지 않게 된 이유가 되었다. 3D영화로 본 <겨울왕국>은 도입부에 소싯적 미키마우스 흑백만화 영상을 현재 시점의 컬러 영상과 3D 효과를 활용해서 연결시키는 장면을 배치했다. 그 점이 이 영화의 3D 매력을 남달리 각인시키면서 가산점을 주는 것 같았다.
왕족 이야기답게 기암괴석과 높다란 성곽의 스펙터클이 영화의 배경으로 보편적 관객의 기호를 만족시키고, 영화 <레미제라블> 풍의 아리아 선율이 화면 중간중간에서 관객의 감정적 고양을 일으킨다. 근래 애니메이션에 내가 워낙 어두워선지 등장인물(안나)이 눈알을 깜박거리는 장면이 퍽 인상적으로 각인되었다. 이 영화의 스펙터클은 괴이한 재능을 타고난 여왕 엘사의 개인기에 의존하는데, 그녀의 재능이 '대상을 얼어붙게 만드는 마법'과 관련된 점 때문에, 여왕의 저주받은 괴술이 결과적으로 찬란하고 기하학적인 얼음 결정들을 쏟아지게 만든다. 가족영화다워.
* 애니메이션 영화를 하도 보질 않아서 자막 버전과 한국어 더빙 버전으로 나뉘어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영화 시사회에선 자막 버전이 상영되었다. 노래가 수차례 나오는 영화에 한국어 더빙은 원작의 질감을 살리지 못할 거다.
** 영화 시사회 직후 용산CGV 건물 내부의 카페에서 <씨네21>과 예정된 인터뷰를 했다. 내 인터뷰 기사는 다음호에 실리고 그 대신 내 '예술판독기' 연재물은 한주 뒤로 밀려서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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