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31일 화요일

1218 송은미술대상 최종심(송은) 티켓수령(예술의전당) 종강(서울대) 1219 문화공감(KBS) 송은미술대상전(송은) 1221 우리도 이제 작가다(이마주) 1222 (세빛둥둥섬) 1223 윤정미(담) 1224 (파주) 1228 애니 레보비츠(한가람) 1229 (파주)

1218(수)
제13회 송은미술대상 최종심사 (11시. 송은아트스페이스)
애니 레보비츠 티켓 수령 (13시30분. 예술의 전당)
종강 기말고사 (16시. 서울대 52동)

1219(목)
문화공감 녹음 (16시. KBS 본관)
제13회 송은미술대상 - 강서경 김지은 박혜수 차혜림 (2013.1219~2014.0215 송은아트스페이스)

1221(토)
우리도 이제 작가다展 (2013.1221~1231 갤러리 이마주)

1222(일)
(16시30분. 세빛둥둥섬)

1223(월)
윤정미 '인생 It will be a better day' (2013.1216~1224 갤러리담)

1224(화)
(17시. 파주)

1228(토)
애니 레보비츠 '살아있는 전설과 만나다' (2013.1207~2014.0304 한가람미술관)

1229(일)
(19시. 파주)




송은미술대상 최종심사 (송은아트스페이스)










13회 송은미술대상 최종심사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심사위원들이 원하는 시간에 전시장에 찾아와 평가서를 넘기는 방식이다. 내 심사가 거의 끝날 무렵 평론가 정현이 전시장에 들어왔다. 후보작가 4명을 위한 4개의 전시공간과, 이들의 지난 자료를 살필 수 있는 아카이브방과 같은 방에서 상영되는 후보작가 4명의 인터뷰 영상이 있다. 나는 아래층부터 순서대로 봤는데, 마지막 영상을 지켜보던 중 인터뷰하는 박혜수 뒤에 세워둔 자전거를 보며 "어...박혜수씨, 비토(Vito) 타는 구나." 했음.  

동시대 미술 공모전 후보작들을 심사할 때마다 드는 심경은, 장르가 상이한 음악들을 모아놓고 우선순위를 정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을 때의 기분에 빗댈 만하다. 발라드 댄스 트로트 록, 각 분야에서 선전을 보인 뮤지션들을 모아놓고 1등을 선정 하라고 주문 받을 때의 심경 말이다. 모든 공모전 심사에 임할 때 내 마음에 그려지는 심리 풍경은 그렇다. 그럼에도 결국 최종 승자를 선택해야만 한다. 난해한 결정이지만 유의미성도 함께 지닌다. 왜냐하면 예외 없이 모든 예술상 후보자들은 이미 일정 수위의 기량을 인정받은 작가이기 쉽다. 때문에 최종 수상 여부를 떠나서, 내부의 후보자들은 이미 본선 후보에 오른 자신을 격려하고 기뻐하면 될 것이다. 정도 차는 있을 지언정 외부의 인사들 또한 이들의 성과를 고르게 판단하리라 믿는다. 설령 자기 판단과 상반되는 결과가 나온들, 그 결정을 통해 자기 판단을 살찌우면 된다. 예술상은 그럴 때 의미가 있다.
출품된 후보자 넷의 작품과 그들의 인터뷰 영상을 모두 보면서, 작업 의도가 설명되는 인터뷰 영상을 맨 마지막 순서로 두고 관람했다. 의도를 해설로 듣기 전에 작품으로부터 시각적 단서가 잡히는지 유의하면서 봤다. 작품에서 단서를 찾는 건 직업 평론가에게조차 어렵다. 그렇지만 화단에서 좋은 작품이 선택 받는 경로는 대개 그런 방식을 통해서다. 공간 전체의 사연을 그 공간의 부속들로 재구성하여 되돌려주는 김지은은 미적 태도를 단순성에 두고 승부하는 것 같았다. 차혜림은 타성적인 평면 회화의 관습을 넘어서 연장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처럼 보였고, 이런 태도는 입체 조형물로까지 연장되는 것 같았다. 박혜수에게선 예술가의 삶이 보통 사람의 삶과 상이할 수 있다는 상식을 보통사람의 측량법을 차용하여 조형화시킨 것 같았다. 모호한 도형 패턴들이 반복되는 강서경은 개별 작품의 제시보다 그 총합이 만드는 공간 연출에 집중하는 작가 같았다. 심사평을 마무리하는 지금도 나는 13회 송은미술대상 수상자가 누군지 아직 모른다. 언젠가 당선자 소식을 듣겠지만 작가의 의도를 사전에 읽지 않고 작품 심사에 임하던 소신처럼, 최종수상자가 누구건 후보자 넷의 선전을 격려한다. 

-- 송은미술대상 최종심사직후 내가 작성한 심사평. 




티켓수령(예술의전당)


파워블로거로 선정되면 경험하는 장단점이 있다.  무수한 광고 덧글 세례와 판촉 소식 메일을 내 의사와 상관없이 받아야 하는 게 단점이다.  갤러리나 대형 미술관에서 열리는 유료전시는 흔히 비평가 신분을 밝히면 무료 입장을 허용해주는 관행이 있는데,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은 사전 초대장을 받지 않았다면 티켓을 구매 해야한다. 이때 파워블로거의 장점이 등장한다. 파워블로거를 여러 기획사들이 마케팅대상으로 삼는 게 벌써 몇해 됐다. 애니 레보비츠의 전시도 그런 조건으로 티켓과 도록을 받은 경우. 덕분에 잘 보고 나왔다. 
한가람미술관을 나서려는데, 맞은 편 디자인미술관에 피카소와 제프쿤스라는 활자를 대문짝만하게 강조한 전시 배너가 보인다. 저걸 보는 순간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흠. 피카소랑 제프쿤스 작품 서너 점을 공수해 왔나보구나."   


 



종강(서울대)

서울미대 수업 '매체예술담론' 종강날. 기술형 기말 시험지에 답안을 적고 있는 학생들. 



문화공감(KBS)

신간 <사물판독기>를 포함해서 저자가 추천하는 책 3권에 관해 녹음한 날. KBS 라디오 스튜디오 내부. 진행자 신성원과 나. 



송은미술대상전(송은)

후보 작가 4명의 작품이 전시된 송은아트스페이스 오프닝날. 나는 전날 와서 죄다 본 터라. 



우리도 이제 작가다(이마주)

지난 10월말과 11월초 총 2회 특강/크리틱의 대상이 되었던 예비작가 18인의 결산 전시회. 역삼역 인근 갤러리 이마주.  



X(세빛둥둥섬)



윤정미(담)



윤정미의 신작. 빨간색 판매딱지가 붙은 '김강사와 T교수' 


(파주)

크리스마스 이브 날. 혼자서 자전거를 몰고 파주까지 다녀왔었다는 포스팅을 남긴 바 있다. 당도한 파주의 현장에서 만난 전시 기획자 김선정.   


애니 레보비츠(한가람)


애니 레보비츠의 전시에 걸려있던 행위 예술가 리 바워리Leigh Bowery 사진(상). 예술의 전당 전시는 거의 예외 없이 방문하는 관람객의 성향과 전시되는 작품의 성향 때문에 관객 참여형 부스가 전시장 밖에 설치될 때가 많다(하). 

셀러브리티들을 화려한 컬러와 프레임 안에 담아온 애니 레보비츠의 인상적인 초상 사진 연작 때문인지, 나는 <애니 레보비츠 - 살아있는 전설과 만나다>가 현란한 컬러 사진과 유명 인사를 결합시켜 어떤 시대 미감을 극대화 한 라샤펠의 사진전과 유사한 인상을 띨 거라 믿고 전시장을 찾았다. 그런데 입장한 첫 부스부터 마지막부스까지 흑백사진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초소형 젤라틴 실버로 인화된 사진 역시 많았다. 1980년대 초반 사진이 배치된 초입은 애니 레보비츠의 가족 기록 사진들을 배치해서 사진전의 시작을 알릴 만큼, 사진가 애니 레보비츠의 개인사와 사진의 관계에 이 전시는 방점을 두고 있다. 

* 관람하면서 '사진/카메라'에 관해 든 생각 
- 수잔 손택의 임종과 친아버지의 임종 전후를 기록한 사진들에는 제목을 비워 '무제'를 걸어놓았더라. 연대기적 기록의 산물이다보니 1992년 수잔 손택이 <화산의 연인>의 초고를 작성하던 작업실 사진에 담긴 매킨토시 컴퓨터 Mac SE 모델의 모습이 정겹다. 특히 신속하게 업그레이드되는 IT의 생산물의 진화 과정 중 일부를 박제화 시키는 사진의 이런 기능을 화면을 통해 만나게 되면, 사진예술에 대한 고유한 애정지수가 높아진다.  

- 공간 전체에서 애니 레보비츠가 촬영한 수잔 손택의 사진은 양과 질이 굉장하다. 다른 예술장르보다 카메라/사진을 재현매체로 쓰는 예술가에게는 피사체와의 관계에서 유리한 진전과 혜택이 주어지리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재현 대상이 된 인물의 실제 생활에 신속한 개입을 허용하는 매체는 카메라일 것이니까.  


** 기타 
- 큰 뱀을 두 손으로 받쳐든  슈퍼모델 신디 크로포드가 알몸 사진을 보던 중 든 생각. "아무리 글래머 미인이라지만 서구 여성의 체구는 기본적으로 너무 너무 크구나." 
- <애니 레보비츠 - 살아있는 전설과 만나다>에 전시된 레보비츠의 사진의 양은 많은데, 무심히 관람하다가도 어떤 모순적 감정을 느낄 때가 있었다.  레보비츠와 친분이 깊었던 좌파성향 다종예술가 수잔 손택이나 전위적 예술가의 초상을 흑백에 담은 여러 사진들과, 극우성향 부시 정권의 주요 참모의 모습 그리고 앨리자베스 여왕의 모습을 중후한 컬러 초상으로 담은 초대형 사진처럼, 서로 상반되는 이데올로기와 질감들이 같은 공간 속에 같은 작가의 작품으로 제시된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정리되질 않았다. 


(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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