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말 양재역 인근에서 열린 '2007 서울 바이크쇼' 참관기를 이 포스팅에 엮었다. 내가 처음 바이크쇼를 간 해이고, 그 해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바이크쇼를 나는 참관했다.
올해 개최된 2014 서울 바이크쇼(코엑스)는 한국 자전거 문화와 유행의 전반적 질적 하락을 선언하는 행사처럼 읽혔다.
해마다 볼거리와 자전거에 관한 고급 정보는 차츰 사라진다. 볼거리와 다양성이 빠진 빈 자리를 채우는 건, 동어반복적 자전거 행사와 절멸 상태로 내몰리 한국 자전거 산업의 형편이 들어서 있다. 한국 자전거 업체들이 내놓은 봐주기 안스러울 정도로 형편 없는 자칭 발명품들, 미니벨로 부스의 전면 철수, 미니벨로 유행의 후계자로 부상하며 자전거 패션을 선도한 픽시 자전거의 전면 철수. 행사장 공간의 전면 축소. 그러니 거대한 행사장을 채우는 건 자전거 유행이 있기 전부터 자전거 동호인들이 가정 선호하는 기종인 MTB와 레이싱 자전거의 단순 이항대립 뿐이다. 올해 행사의 진풍경은 전에 없이 자전거 자체보다 자전거 용품을 염가 판매하는 대형 아웃렛이 행사장 안에 들어섰다는 거다. 마땅히 보여줄 게 없으니 호주머니와 취향이 모두 가벼운 입장객의 호기심을 구걸하기로 작정한 거다. 서울 바이크쇼의 위상은 크게 실추됐고 손상됐다. 조건반사적 의무감에서 2006년말부터 2013년말까지 바이크쇼 행사장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찾았는데, 해가 갈수록 쇼의 수준은 기대치를 크게 밑돌 만큼 실추되고 있다. 이 사회의 공동체가 직면한 상시적인 문제점을 바이크쇼에서 또 만나게 된다. 바로 유행에 민감해서 우르르 몰려가서 반응했다가, 썰물 빠지듯 우르르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점이다. 이럴 줄 알았다. 이렇게들 줏대가 없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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