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만의 나의 신간 <사물 판독기> 관련 언론 보도가 슬슬 나온다. <중앙일보> 월요일판에도 수록 됐지만 너무 짧아서 패스. 대신 <한겨레> 월요일판(2013.12.16) 기사를 퍼온다.
식판의 눈부심에 관하여
등록 : 2013.12.15 19:56
12월 16일 출판 잠깐독서
사물 판독기
반이정 지음
세미콜론·1만6500원
“동심과 본능을 아슬아슬하게 매개하는 색”(분홍색), “갈색 초콜릿 덩어리는 입 구멍을 통과하며 ‘채움의 미각’을 자극하는 반면 또 다른 갈색 덩어리는 아랫구멍으로 배출되며 ‘비움의 촉각’을 충족”(초콜릿), “압착기에 눌린 표면은 굴곡과 함께 눈부신 광채를 발산하지만, 스테인리스 식판의 금속성 반질거림은 그 이면에 놓인 정량 배급의 식문화와 통제된 집단생활을 반어적으로 은폐하는 포장”(식판).
2005년 5월부터 시사주간 <한겨레21>에 ‘반이정의 사물 보기’란 제목으로 ‘불특정 사물에 관해 500자 이내의 압축된 인상’을 연재했던 미술평론가 반이정씨가 드디어 100개의 목록을 정리해 책으로 내놨다. 2007년에 연재가 끝나 5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책으로 엮었으니 말 그대로 ‘드디어’ 나온 책이라 하겠다.
그사이, 그가 썼던 ‘시디’(CD) 같은 단어는 저 먼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신속한 사물의 위상 변화’에 필자도 조바심이 났다 한다. 덕분에 이 책에 실린 글은 거의 다시 그의 손을 거쳤다. 시간은 흘렀고 사물의 위상도 변했지만 반짝이는 그의 글솜씨와 순발력, 사유의 깊이는 변함이 없다.
연재 당시 그는 200자 원고지 2.5장 분량의 원고를 썼는데 그 완결성 있는 작품을 한 글자도 건드리지 않으려고 편집 기자가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짤막한 글이 인기인 인터넷 시대, 초단편 원고를 진작부터 써왔던 그는 시대의 선구자인 듯도 하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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