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4일 수요일

야밤에 도난방지 경보음

밤 12시 전후로 '차량 도난방지 경보음'이 내 거주지 인근에서 쉼 없이 계속 울렸다. 거주자가 고작 30%만 입주한 철거 직전의 위태로움을 간직한 곳이고, 관리인이랄 수 있는 관리인도 달리 없는 아파트다. 연신 20분 넘게 울리던 차량 경보음이 좀 아까 전에 멈췄다. 함께 사는 거주자들이 워낙 없는 곳인데다가 관리인도 유명무실하기 때문에 이 같은 사정을 트위터에 올리니 112에 순찰 신고하라고 누군가 언질을 주더라. 하지만 그 순간 경보음이 멈췄다. 하여튼 매우 기이한 거주 체험 중인데, 기사를 찾으니 내가 거주 이 '강남아파트'에 관해 지역신문이 2009년 발행한 기사에 다룬 바 있다.   

아래 기사에 따르면, 내가 거주하는 이 아파트가 "안전성 평가에서 E등급 평가를 받은 바 있어 붕괴우려까지 있는 아주 취약한 건물"이라는 평가도 나옴. 흡. 







기사입력 2009/04/14 [00:00] ㅣ 최종편집


■지역이슈: 강남아파트 재건축 
특정관리대상 아파트 재건축 사업비 ・ 이주비 대출 요구 
재난위험시설 주민들 서울시 관리 임대아파트 입주 지원 촉구 


“집안 천정이 내려앉고 벽체가 떨어지고 수도관이 동파돼 수돗물 공급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외벽이 탈락돼 차량이 납작하게 파손되기도 하였으며, 벽체 배불림 현상이 나고, 벽체 균열이 심해 손이 들어갈 정도이고, 기둥이 어긋나 10센티미터 이상 기울어져 있다”

조원동 강남아파트는 지난 74년 4월 관악구에서 최초로 건립된 아파트로 당시 연탄보일러가 설치되었던 9평, 11평 규모의 지하1층부터 지상6층까지 17개동 876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영세한 아파트이다. 

강남아파트는 당시 구멍 뚫린 시멘트 벽돌 일명 보로꾸로 지은 아파트라 지난 96년 정밀안전점검에서 2개 동에 대해 D급 판정을 받은 것에 이어 2001년 나머지 15개 동마저 재난위험시설인 D급으로 판정돼 ‘특정관리대상시설’로서 서울시의 관리대상이 되고 있다. 

강남아파트는 지난 95년 5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여 왔으나 시공사가 부도나고, IMF국면에 처하고, 사업승인이 반려되고, 서울시 조례개정으로 용적률이 하락하는 등 계속되는 악재로 사업이 지체되어왔다. 

그러나 지난 2006년 사업승인 인가를 받고, 2007년에는 시공사를 선정하였으며, 2008년에는 관리처분 인가까지 추진되어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탔으나 지난해 말부터 세계경제를 강타한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들이 재건축사업장의 이주비와 사업비 대출을 꺼리고 있어 또다시 사업이 중단된 채 사실상 붕괴위험이 있는 위험한 건물에서 876 세대 중 234세대가 공포에 떨며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최정룡 조합장은 “재건축사업이 용적률 하락으로 채산성이 없는 것은 물론 조합원 손실이 너무 커서 재건축 사업 추진이 지체되어 왔다”며 “설상가상으로 은행측이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사업비 대출을 꺼리고 있어 사업 지연으로 재건축사업 자체가 무산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강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측은 “서울시가 재난위험시설인 특정관리대상아파트의 특수상황을 고려하여 일반 시설과 다른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을 요청하고, “조례 개정을 통해 서울시가 뉴타운처럼 특정관리대상아파트의 재건축 재개발에 대해서도 사업비와 이주비 대출을 지원하고, 재래시장 정비사업처럼 용적률을 400%까지 적용받을 수 있도록 선처”할 것과 “이주할 곳이 없는 특정관리대상아파트의 재개발, 재건축 조합원 및 세입자에게도 임대아파트 입주를 지원”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이 지역 출신 이남형 시의원은 강남아파트 재건축사업장의 안타까운 사연을 동영상으로 담아 지난 3월 18일(수)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스크린을 통해 설명하며 서울시장의 정책적 결단을 촉구했다. 

이남형 시의원은 시정질문을 통해 “관악구 조원동 소재 강남아파트 재건축사업장은 지금까지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되어 특정관리대상아파트로 관리되고 있다”며 “더욱이 지난 달 조합에서 자체 의뢰하여 시행한 안전진단결과에 의하면 안전성 평가에서 E등급 평가를 받은 바 있어 붕괴우려까지 있는 아주 취약한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남형 의원은 “세계경제를 휩쓸고 있는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시공사의 자금압박으로 이어져 본사업의 초기자금 투입이 불가능하여 이주비 등 사업비 대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사업이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에서는 재정비촉지지구 내 도시재정비 사업의 건축공사비와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운영자금을 최대 80%까지 지원하고 사업장 내 세입자 주거 이전비를 전액 보조하는 등 뉴타운사업에 대해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지원방안을 위험시설물이며 특정관리시설물인 강남아파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개선할 의향은 없느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또한 “지금 강남아파트의 일부 주민들은 이주비 지원이 없어 특정관리시설물에서 거주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데 현재 서울시 SH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임대아파트에 우선적으로 이주시킬 수 있는 방안이나 지원 의향은 없느냐”며 지원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남형 의원은 “서울시에서 특정관리대상시설물에 대해 용적률을 완화 받을 경우 임대주택 부속 토지 기부체납을 면제하여 줄 용의와 임대주택 매입시 일반분양아파트와 같은 분양가로 매입할 수 있도록 조례 등 관련규정을 개정할 의향은 없느냐”며 조례개정을 통한 실질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이복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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