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18일 목요일

0917 나인 뮤지스;그녀들의 서바이벌 ★​★​☆

9월17일(목) 11시. 스폰지하우스 광화문 <나인 뮤지스;그녀들의 서바이벌 9 Muses Of Star Empire​>(2012) 시사회.

별점: 






영화 스토리가 전개되는 시점 등을 고려할때, 이 영화는 케이팝k-pop 열풍이 일던 2010년 직후 제작된 다큐멘터리 같다. 개봉일은 비록 올해로 잡혀있지만, 2012년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에 경쟁부문에 출품된 사정도 그렇고,  '나인뮤지스'라는 걸그룹이 데뷔 직전으로 설정된 영화적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아마 2010년 직후 케이팝 열풍에 기대어 아이돌을 주제를 정한 영화 같았다. 그렇지만 아마 2012년 개봉 당시와 올해 영화 사이에는 작은 편집의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나인 뮤지스'에서 현재 원년 멤버 가운데 3명만 남아있다는 마지막 크레딧이 올려진 걸 보니.  

케이팝 열풍이 불고 국내 아이돌에 대한 대대적인 평가를 영화로 구현한 건, 2012년 개봉한 <아이엠 I AM : SMTOWN LIVE WORLD TOUR in Madison Square Garden>일 것이다(엮인글). <아이엠>도 시사회로 봤는데, 제목에서 보듯 국내 아이돌 그룹 중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추앙되는 SM소속 아이돌에 집중한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이에 반해 올해 개봉하는 <나인 뮤지스>는 스타제국 소속 '나인 뮤지스'가 무수한 멤버 교체를 반복 하면서 연습실에서 고충을 겪는, 데뷔 직전에 집중한 영화다. 

이 영화가 2014년 국내 개봉하는 건 지난 대중음악사를 고증하는 차원에선 의미가 있겠지만, 시의성에선 한발 늦은 느낌이다.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전세계 케이팝 관객이 500만에 근접' 한다는 당시의 분위기를 전하는 여러 자막들에 비해, 2010년 전후의 케이팝 열풍이 지금 현재 한국에 남아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워서다. 

나인 뮤지스가 실제 시장에서 부상하지 못한 채 무수한 멤버 교체만 반복하는 이유는, 케이팝 열풍에 힘입어 주목 받은 걸그룹의 성공 요인 가운데 시각적 부분에만 편파적으로 매달린 소속사의 부실한 기획 때문으로 보였다. 영화에서도 스타 제국 사장이 가창력은 떨어지는데 미모로만 승부 거는 모델돌(나인 뮤지스)이 나오니까, 기다렸던 분노가 표출된 거 아니냐고 스타 제국 사장이 스탭 회의에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허술한 기획력을 기획사 스스로 자인하고 있는거다.   

대체로 볼 만했다. 그렇지만 ☆로 평점을 한정한 이유는, 나인 뮤지스 멤버들의 데뷔 직전 고충과 멤버들과 소속 기획사 스탭과의 갈등에만 촛점을 맞춰, 대동소이하게 반복되는 갈등과 좌절이 영화에서 큰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소속사의 허락하에 제작된 터여서, 나인뮤지스 멤버들의 무대 밖 사생활이나 개인 고백을 카메라가 거의 잡아내질 못하고 있다. 어쩌면 과잉된 걸그룹의 실상은 무대 밖 리허설 연습실 외에도, 그들의 실생활에서 확인될 법한데, 실생활이 누락되니까 허전한 인상이 든다.   

그렇지만 한참 기본기가 안된 가창력으로 녹음을 임하는 데뷔직전 나인뮤지스 멤버들의 모습을 날로 보여준 장면들은 지금 한국의 아이돌 그룹의 실상을 보여준 진솔함이 있었다.  또 반복되는 멤버교체 때문에 새 인물을 모색하러 매니저가 찾아간 어떤 회사(여러 연예인 지망생들의 리스트를 확보한 회사였다)에서 매니저가 "90년생 91년생, 이렇게 대체로 나이가 어려야하고, 키와 미모가 되야 하고, 춤도 출줄 알아야 한다"고 요구하자, 리스트를 확보한 회사 측에서 "그런 건 다 기본이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아이돌 가수의 현실을 서늘하게 묘사하는 대사 같았다. 

스타제국의 홍보담당은 아예 이렇게 말을 하더라. "(아이돌의 성공 요인으로 가장 중요한 건)이미지죠." 연습실에서 화장을 거의 안한 나인뮤지스의 멤버들과, 화보나 뮤지 촬영때 나인뮤지스의 변신을 비교해서 보고 있노라면,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포스트 프로덕션'의 위력의 지배력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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