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1일(목) 1030. 롯데시네마 건대. 장예모 감독 <진링의 13소녀 The Flowers of War>(2011) 시사회.
별점: ★★☆
10월의 마지막날 시사 영화는 실망스럽다. 장예모의 지난 필모그래피까지 재판단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에 이른 영화랄까.
중화 민족주의 카드는 국제적 거장의 내놓을 수(手)는 아니다. 출중한 감독(장예모)과 주연 배우(크리스찬 베일)에게 거는 관람 직전의 기대감까지 감안한다면 실망지수는 훨씬 클 것이다.
난징 대학살에서 일본이 저지른 참상에 동시대 중국인마저 분노하는 걸 알겠지만, 일본군을 극악무도하게 묘사하는 표현주의적 화면이나, 일본군에 맞서는 중국군 소령의 자기 희생을 신파조로 극화하는 장면이나, 봐주기 부담스러울 정도다. 또 위기를 조장하기 위해 우연을 도입하거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개연성 없는 반전을 도모하는 여러 장면들을 보면서 장예모가 원래 이런 낮은 수를 썼던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장예모의 지난 필모그래피는 내 안목이 지금보다 낮은 수준이었을 것이어서 그렇다. 인형같이 예쁜 중국의 젊은 여배우와 민족주의를 결합해서 중국 본토에 발휘한 호소력을 굳게 신뢰한 탓 같기도 하고.
애써 미덕이라면 영화 도입부에서 인해전술로 일본군을 가로막으려는 무모한 중국군의 애국심이 발휘되는 저항 장면이나, 철판에 총탄이 튀기는 실감 나는 청감각을 살린 영상 미학 정도. 거기에 빛의 미학이라는 찬사에 걸맞게 성당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하는 빛 혹은 총탄으로 성과 속을 오가는 연출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고득점을 얻을 여지가 낮은 영화이고, 전적으로 고국인 중국 대륙 관객을 겨냥한 장예모의 민족주의 호소가, 이 영화를 '그저 그렇고 그런 상품'정도로 느끼게 만든다.
* 건대역 롯데 시네마 극장은 시사회 시작 전에 광고 영상을 가장 오래 트는 넘버 1쯤 된다. 다른 극장은 이 정도는 아닌데.... 지겹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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