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4일 일요일

1122 프랑소와 오종 <영 앤 뷰티풀> ★★★★☆

11월22일(금) 11시. 대한극장. 프랑소와 오종 감독 <영 앤 뷰티풀 Young & Beautiful>(2013) 시사회. 


별점: ☆




"젊고 아름답다." 이 영화 제목은 영화 말미에서 대사가 되어 한 두차례 내뱉어지는데, 그건 이 영화의 주제를 전달 하는 완벽한 대사처럼 들린다. 초점이 성욕에 맞춰진 이 같은 영화를 관람하노라면, 현지 배우들의 대사와 태도에 천연덕스럽게 묻어있는 친숙한 자유연애 질감을 통해, 이들 세계와 한국 사이에 놓인 엄청난 문화의 격차와 가치관의 격차를 체감하게 된다. 영화는 다른 예술보다 이런 순간 굉장한 변별력을 발휘한다. 

해변에서 즉각적이고 무감동하게 이뤄지는 17세 소녀 이사벨의 첫경험은 정사신 자체가 미니멀한 화면 구성으로 제시되는데, 마치 성장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그 사회 공동체가 받아들이는 성문화의 일면이 투영된 결과 같았다. 이사벨이 첫 정사 이후 보여준 대담한 변신들이 이 영화의 주된 흐름인데 그녀의 변신은 닫힌 해석 속에 갇히지 않고 느슨하게 열려있다. 여전히 왜 그런 변신을 했는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변신의 전모는 스포일러일 수 있어서 밝힐 수 없고). 성에 눈을 뜬 17세 미성년의 자각인 것도 같고, 자칫 손쉬운 돈벌이를 위한 치기인 것도 같고, 유럽과 한국의 청소년 사회에 은연중 만연한 일탈인 것도 같고, 영화 후반부를 보면 친아버지의 부재를 채우려는 근친상간적 대안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프랑소와 오종의 영화는 <water drops on buring rocks>(2000-엮인글)이후 오랜 만에 신작을 본 셈인데, 충격적인 섹스어필을 하면에 담는 오종의 스타일은 변함 없이 유쾌하다. 소녀와 노인의 쿤니링구스 신의 화면구도도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신작에서 오종이 내놓은 새 마스크, 마린 바크스 Marine Vacth(1991년생)는 연기력과 섹스 아이콘을 겸비한 점에서, 일정 부분 줄리 델피를 잇는 자유분방한 프랑스 여자 배우의 아이콘이 될 것도 같았다.  


* '노년의 성욕 처리'를 다룬 영화가 전혀 아님에도 더러 그 부분에 관한 은밀한 환기와 공감을 느낄 법도 한 영화다.  

** 부담없는 키스를 인사로 정착시킨 유럽의 예절이나, 일탈의 시공간을 파티문화로 허용하는 유럽은 인체 접촉을 여하한 허용하는 배출구를 둔 셈인데, 이런 하부구조가 관습으로 깔려있지 않는 한국 사회에선 도무지 이해 난망인 대사와 제스처가 속출한다. 이런 순간마다 문화적 격차를 실감시키는 영화 예술만의 변별력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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