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3일 수요일

삐끗 후기

이틀 전 삐끗한 허리가 젼혀 호전의 기미가 없다. 처음 삐끗했을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전거를 몬 게 화근이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이 환부를 지속적으로 자극해서 이 지경이 된 거다. 

약효가 금새 발휘한다고 누나가 추천한 근이완제도 효과가 전무하다. 근이완제 - 파스 - 콩찜질 가운데, 그나마 효과를 느낄 수 있는 건 민간요법인 콩찜질(콩이나 쌀로 채운 제봉된 면봉지를 전자레인지에 데워 환부에 대는 치료법)이다. 

거동이 불편해서 잡혀있던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 누워있거나 앉아있다. 써서 넘겨야하는 짧은 원고 한편도 계속 마음에 걸린다. 눕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 서려고 하면, 어떨 땐 수 분이 소요될 만큼 허리가 무능해졌다.
이번 요통의 원인으로 원망할 게 내 부주의 밖에 없으니 무력하고 우울하고 외롭다. 버릇처럼 최악의 결과만 상상하게 된다. 

병원은 끊임없이 긴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시간의 연속일 거다. 외래 접수를 기다리고, 진료 차례를 기다리고, X-ray 방사선과로 이동하고, X선 결과에 따른 진단를 기다리고, 치료비 수납을 기다리고,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서 약을 기다리고, 이 무수한 기다림의 줄이 지겨워 내원을 꺼린 건데, 기다림 대공원에 입장할 시간이 가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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