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기미가 없는 감기에 앓아누워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보니, 광주 비엔날레가 개막하는 9월초엽 자주 아팠던 거 같다.
2008년 일지를 보면 "나는 여태 8월14일경 걸린 감기로부터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누가 내게 구원의 보약을!"이라고 호소 포스팅을 남겼다(엮인글). 2010년 광주비엔날레 때 내 상태는 숫제 제 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개막 당일 태풍이 몰아쳐 ktx의 정상 운행이 지연되는 와중에 용산에서 기자단과 함께 광주로 향했던 기억이 있다. 2012년 광주 비엔날레 때에는 멀쩡하게 광주를 둘러본 것 같다. 그런데 현재 차도로 봐선 비정상 심신으로 광주에 내려갈 공산이 점점 커졌다. 개막 때를 놓치면 어지간해선 혼자서 광주를 찾진 않게 된다.
2008년 앓은 감기도 지금처럼 회복 없이 무력감만 커져서 1달 넘게 병세를 끌어오다가, 후일 감기 칼럼(읽기)까지 쓴 계기가 되었다. 2008년 경험 후 생긴 감기 소신 때문에, 설령 령감기 기운이 살짝 돌아도 병원을 가거나 감기약을 복용하는 일은 없었다. 근데 올해 감기 기운은 좀 남다르네. 현재 스코어 => 눈물 범벅이 된 눈, 열로 화끈거리는 온몸, 소리를 낼 수 없을 만큼 부은 목, 좌우로 번갈아 막히는 콧구멍.
자꾸 나약해지는 마음을 다 잡으려고 연전에 감기 서평(읽기)을 위해 읽은 책도 다시 꺼내봤다. 거기서 아래 지문 재발견.
"일부 전문가들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워럴과 번의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글쎄, '거의 아무것도'일 테지만. 어쨌든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7일 안에 감기는 사라질 것이다." -- <감기의 과학> 248쪽
증상이 나타난 게 26일이니까, 26, 27, 28, 29. 4일 지났고 차도는 거의 없지만 앞으로 3일만 더 기다릴까. 지난 4일동안 '아무것도 안하진' 않았는데.... 계산 복잡해지네.
올해 광주 비엔날레의 프레스 오프닝 참석을 위한 출발 시간은 9월3일 오전이다. 음메.
ps. 9월3일 광주행과는 별도로 '미디어 시티 서울' 개막식은 9월1일이잖아...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순 없단 얘기네.
그럼 결론은 단순하게. 그냥 아픈대로 간다. 음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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