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6일(금)
임플란트에 문제가 생겨 보라매병원 치과에 당일 접수를 해서 치료를 받았고, 보라매까지 간 김에 근처에서 이발을 하고, 노트와 수첩을 구입했다. 그리고 귀가길에 원두를 사서 들어갈 요량으로 숙대역에서 7016 버스를 잡아 탔는데 서울역에선가 왠 중년 여자 승객이 내 옆좌석에 앉더라.
그녀는 커다란 스마트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 하던데, 수신된 문자의 크기가 대문짝 만한 폰트여서 내 눈에도 들어왔다. 더 놀라운 사실은, 보낸이가 '엄마부대 아무개'로 되어 있었고, 그녀에게 "대표님. 어쩌구저쩌구...."하는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는 것. 문자를 확인한 그녀는 전화를 걸더라. "내일 광화문에서 집회가 있는데, 내게 연설을 해달라고 해서...."
그녀가 하차한 곳은 세월호 이후 일부 공간이 집회장소로 변한 광화문 광장. 버스에서 내 옆에 앉은 이가 '세월호 특별법에' 반대시위를 이끌고, '서북청년단 재건위'에 동참하고, '통진당 해산이 결정되자 헌재 앞에게 헌재에 감사한다는 시위'를 이끌고, '조현아 죽이기를 그만하라'는 성명에 동참한 그 극성맞은 중년여성이었던 거다. 세계가 이렇게 비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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