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0일(목) 14시. 왕십리CGV. <드래곤 길들이기 2 How to Train Your Dragon 2> 3D-IMAX (2014) 시사회.
별점: ★★★★
<드래곤 길들이기 2>를 널찍한 IMAX관에서 3D 영상으로 보고왔다.
3일 전 같은 극장에서 3D로 본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엮인글)과 비교될 수 있는데, <혹성탈출>은 3D의 수혜를 많이 얻는 것 같지 않았던 반면, <드래곤 길들이기 2>는 영화의 상당 분량이 용들의 쾌속 비행 장면을 담고 있어서, 3D의 재질감을 온전히 살릴 수 있는 영화였다.
<혹성탈출>과 비교될 수 있는 또 다른 지점은 두 작품 모두 내러티브보다 하이테크놀로지 의존도로 영화의 완성도가 좌우되는 영화였다는 점이다. 엔야enya풍의 뉴에이즈 음악을 배경으로 사람들을 등 위에 태운 용들이 하늘을 쾌속으로 날아 다니는데, <혹성탈출>이 모션캡쳐 기술에 힘입어 유인원의 표정과 털을 정교하게 묘사한 것처럼, <드래곤 길들이기 2>에 출연하는 각양각색의 용들과 인물들은 거의 실사영화에 가까운 표면과 모발 묘사, 그리고 표정과 움직임의 묘사를 과시한다.
등장인물(실존인물)이나 스토리보다, 가공된 인물과 화면으로 영화의 완성도가 좌우되는 이런 부류의 영화는, 이제까지 영화를 평가하는 유서깊은 기준점들을 갱신하고 새 잣대를 요구하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드래곤 길들이기 2>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는 영화라는 단독 상품과 더불어 대중 기호에 충족되는 OST라는 부가 상품까지 낳는 이점을 갖췄다. <겨울왕국>을 떠올려보자.
또 실제 사람이 출현하지 않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주체(등장인물)가 지니는 모호한 매력도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가공된 캐릭터, 그 캐릭터를 제작하는 디자이너, 캐릭터에 목소리로 입히는 사람 배우. 이 셋의 결합이 하나의 캐릭터를 구성한다.
<드래곤 길들이기 2>의 스토리는 어쩌면 동물과 인간의 공생 문화가 탄탄한 토대를 갖춘 서구 사회에서나 쉽게 가능했을 발상 같았다.
* 같은 시각예술의 범주에 있다하여, 블록버스터 영화와 현대미술을 나란히 비교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 종영 후 스크린을 꽉 채운 무수한 크레딧을 보고 있자니, 또 크레딧 안에서 '스토리 아티스트'의 수가 8명 이상이었던 걸 확인하자니, 두 장르 사이의 스케일과 지향점의 극명한 차이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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