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30일이 재보궐 선거일이라는 사실을 전날 친구가 말해줘서 문득 깨달았다.
내 지역구가 아닌 탓에 관심을 기울 필요도 없었거니와, 투표율이 낮기로 유명한 재보궐 선거라면 여당에게 우세할 게 분명하니, 기대감을 일찌감치 저버려서다. 2012년말부터 특정 정치 집단에 대한 실망보다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를 향한 절망에 가까운 실망감이 깊어져 시사 문제에 거리를 두며 산다. 세월호 참사도 사고 다음날 알았다. 이젠 무심한 거리두기가 친숙하게 내면화 됐다.
낮잠 자다 저녁에 깨보니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나경원이 올려져 있네. 클릭하지 않았다. 선거구 중 제일 큰 관심이 쏟아진 동작을에 나경원 후보가 당선 되었나 보다.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매회 지는 싸움을 하고도 다시 원점으로 복귀하는 성실한 오뚜기들이 부럽고 대견해 보일 때도 많지만, 지목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의 몰지각 때문에 계속 지는 싸움을 지켜보며 분노하고 싶지 않다.
이명박 같은 속물 저질을 경험하고도 일말의 주저 없이 박근혜 같은 왕정주의자를 21세기에 왕좌에 앉힌 유권자라면 충분히 나경원을 선출할 수 있잖은가. 자연스런 귀결 아닌가.
ps. 밀양 송전탑에 반대 농성하는 노인들 중 어느 80대 노인 인터뷰에서 아래 같은 답변도 나오더라. 진보적 시민단체들이 저런 자들까지 돕느라 시간과 재정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즈그아버지 즈그어메 억울하게죽었다꼬, 시집도 못갔다고, 불쌍타고 (대선 때) 우린 다찍어줬거든." -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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